함께라서 좋은 시간
한때 나는 생각했다.
누군가를 집에 초대할 땐
정성껏 차린 멋진 식사와
정갈한 테이블 세팅이 기본이라고.
그래야 내 마음이 전해질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애썼다.
레시피를 몇 번이고 읽고,
장도 평소보다 많이 보고,
거실도 구석구석 정리하고.
하지만 그렇게 완벽을 준비하다 보니
어느새 사람들을 초대하는 일이
부담이 되고, 나의 피로로 이어지곤 했다.
음식을 다 내놓고 나면
정작 나는 지쳐 있었고,
따뜻한 대화보다
상 위에 놓인 음식의 모양을 더 신경 쓰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차 한 잔에 쿠키 몇 개만
때로는 안주 하나에 알코올 한 잔,
특별한 음식은 없었지만
그 시간은 이상하리만큼 따뜻하고 편안했다.
모국어로 편하게 웃고 떠들며
서로의 속 이야기를 꺼내놓는 그 시간은
어떤 고급 요리보다 값진 선물이었다.
가끔은 태국인 친구들과도 집에서 조용히 모인다.
서툰 태국어로 대화를 이어가며
낯선 언어 속에서도 진심은 전해진다는 걸 느낀다.
찻잔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향한 따뜻한 미소와 고개 끄덕임이 오간다.
이제는 안다.
집이 조금 어질러져 있어도 괜찮고,
식사가 거창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걸.
그저 진심으로 누군가를 맞이할 수 있다면
그 시간은 늘 아름답다는 것을.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
말이 통하든, 문화가 다르든
그 순간 서로의 마음이 향하고 있다면
그건 이미 완벽한 만남이다.
완벽한 상차림보다,
함께 나눈 웃음과 공감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조금 덜 준비된 채로 누군가를 맞이하려 한다.
그 여유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함이
우리에게 진짜 위로가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