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노을 아래 손을 잡고

by 락임

태국의 해는 하루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마무리한다.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산책을 준비한다.

운동화 끈을 조이고, 서로의 손을 맞잡는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시간.

노을이 피어나는 저녁, 우리의 하루가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다.


공원에 들어서면

먼저 반기는 건 잔잔한 바람과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운동하는 사람들의 숨소리,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어디선가 야옹거리며 지나가는 고양이들까지—

모두 각자의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지만

그 안에 우리는 조용히 녹아든다.


손을 잡고 걷는다는 건,

생각보다 큰 대화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따뜻한 체온이 서로의 마음을 잇는다.


오늘 있었던 일을 하나씩 꺼내놓는다.

“오늘은 좀 힘들었어.”

“근데 너랑 이렇게 걷는 지금은 괜찮아.”

짧은 말들이 오가고,

가끔은 그냥 웃기만 해도 충분한 대화가 된다.


하늘이 점점 더 붉게 물들 때,

우리는 함께 그 풍경을 바라본다.

사진을 찍지 않아도,

이 장면은 분명히 기억될 것 같다는 느낌.

지금 이 순간,

우리 둘이 함께 걷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꽉 찬다.


산책이 끝날 즈음엔

하늘은 어둠에 조금씩 자리를 내어주고

길가의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한다.

그 불빛 아래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손을 잡고 걷는다.

하루의 끝,

또 하나의 대화를 다정하게 마무리하며.


노을 아래의 이 산책이,

우리에겐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서로를 다시 만나고,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라는 것.

그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오늘도 걷는 동안 조용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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