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살면서 가장 자주 그리워지는 건
엄마의 반찬, 고소한 된장찌개, 달큰한 불고기 같은
익숙하고 편안한 한식이다.
처음엔 간장과 고춧가루, 참기름이
이 낯선 땅에서도 늘 내 장바구니에 함께했다.
요리를 능숙하게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리운 맛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은
어느새 나를 주방으로 이끌었다.
블로그를 펼쳐두고,
한 장 한 장 정성스럽게 써 내려간 레시피를 따라
고추장 양을 조심스레 맞춰가며,
어설픈 칼질과 넘치는 마음으로
오늘의 반찬 하나를 만든다.
조금 짠가 싶고,
조금 덜 익은 것 같아도
식탁에 올려두면 남편이 한 입 먹고 “음~” 하고 웃는다.
아이도 “이거 엄마가 한 거야?” 하며 눈을 반짝인다.
그럴 땐,
부족했던 요리 실력조차도
정성으로 덮이는 기분이 든다.
비록 요리하는 내 손은 아직 서툴지만
그 손끝엔 분명히 온기가 있다.
가족을 위한 마음, 그 하루를 살아가는 진심이
천천히, 밥과 국과 반찬 위에 내려앉는다.
매번 똑같은 레시피를 보고 따라 해도
맛은 늘 조금씩 다르다.
그날의 내 기분, 공기, 손에 머문 감정까지도
고스란히 요리 속에 담기기 때문일까.
누군가는 그냥 밥 한 끼라 하겠지만
내게 이 한 끼는 고향이고, 사랑이고,
그리고 감사함이다.
내가 차린 밥을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이 있고,
다시 또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
소소한 주방에서,
오늘도 나는 조심스럽게 국자를 든다.
그 손끝의 온도는
내가 이곳에서 삶을 살아내고 있다는 작은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