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아직 부드러운 시간,
광장 앞쪽에 그 좌판이 오늘도 조용히 자리를 잡는다.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작은 죽집.
메뉴는 간단하다.
돼지고기 죽, 닭고기 죽, 계란 하나 추가할지 말지만 물으면 끝이다.
그 단출함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남편과 나란히 앉아,
뜨끈한 죽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조용히 아침을 시작한다.
가끔은 친구들도 함께하고,
가끔은 혼자일 때도 있지만
이 작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는 순간, 마음도 자연스레 내려앉는다.
죽 숟가락을 천천히 들어 입에 넣으면
쌀알이 부드럽게 퍼지며 속이 따뜻해진다.
뜨거운 국물에 김이 피어오르고,
살짝 매콤한 고추, 다진 파, 그리고 고소한 마늘 기름이
아침 공기와 어우러져
하루의 첫 장면을 감싸준다.
이 한 그릇은 50밧, 우리 돈으로 2,000원 남짓.
하지만 그 안에는 시간이 들어 있고,
정성이 들어 있고,
그리고 함께 앉은 사람과의 조용한 교감이 들어 있다.
광장 어귀에 쪼르르 늘어선 아침에만 볼 수 있는 좌판들,
옆자리에서 들려오는 태국어의 빠른 리듬,
뜨거운 국물로 입술을 후후 불며
잠시 나누는 눈빛 하나, 웃음 하나.
그 모든 것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오늘도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죽은 배를 채워주는 음식이지만,
이 아침의 죽은 마음까지도 채워주는 무언가다.
내가 이곳에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따뜻하고 고마운지를
일깨워주는 작고 깊은 위로.
세상은 바쁘게 돌아가고,
해야 할 일들은 늘 많지만
이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있는 지금만큼은
내 하루를 나답게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