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오토바이 뒷자리

by 락임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 중 하나는

남편 오토바이 뒷자리에 올라타는 시간이다.

멀리 가는 것도 아니다.

집 근처 마트, 카페, 식당..

그저 가까운 일상 속의 짧은 이동.


헬멧을 쓰고, 조심스럽게 그의 등을 가볍게 잡으면

출발 신호와 함께 바람이 얼굴에 스친다.

시원하다 못해, 때로는 조금 뜨겁기도 한

이곳 태국의 공기.

그 속에 몸을 맡기면

내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진다.


길가의 풍경들이 휙휙 지나간다.

가게 앞을 쓸고 있는 할머니,

작은 길고양이,

자전거 타는 아이들.

모든 게 다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평범한 순간인데

이상하게도, 오토바이 위에 있으면

그 평범함이 유난히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가끔은 남편의 등을 바라본다.

아무 말 없어도, 그 등이 말해준다.

“괜찮아, 나랑 같이 가자.”

마음이 느슨해진다.

이 작은 이동 속에,

나는 오늘도 위로받는다.


오토바이는 위험해.

절대 타면 안 되는 거야.

모두들 이렇게 얘기한다.


안다.

내가 조심한다고 해서

모든 게 안전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오토바이로

생활을 이어가는 일반적인 태국인들에게는

이 오토바이가 생활의 수단이고

그들의 발이다.


우리는 비록 아주아주

가까운 거리만 왔다 갔다 하며

그들의 주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내가 느끼는

이 오토바이의 감성은

아마 그들은 느끼지 못하겠지..

라고 생각하면

가슴 한쪽이 아려 오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오토바이에서 내릴 때면

햇빛이 조금 눈부시고,

머리는 흐트러져 있지만

마음은 단정해진다.


가끔은

이 작은 이동이

내 하루의 선물이 된다.


그건 아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뒤를 따라

바람을 함께 타는

그 순간이

작고 소중한 예술이기 때문일 것이다.

월, 수, 금 연재
이전 02화1. 햇살 한 스푼, 커피 한 잔의 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