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아침은 일찍 시작한다.
아이들의 등교길 함께 나서는 나의 출근길은
아침 7시 10분이면 집 밖을 나선다.
아무리 바빠도 아침은 언제나 커피로 시작된다.
어제의 피곤함이 채 가시지 않은 몸을 이끌고 1층으로 내려오면,
나도 모르게 커피잔부터 찾는다.
물소리가 끓고, 천천히 드립으로 내리면 그 위로 은은한 커피 향이 퍼져온다.
부드럽게 퍼지는 그 향은 마치 마음을 다독이는 손길 같다.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가 된다기보다는,
잠시 멈추고 숨 고를 수 있는 ‘시간의 틈’ 같은 것.
아침이니 창문을 열어본다.
햇살이 나만의 작은 홈카페에 살짝 내려앉아 있다.
따뜻하고 조용한 빛.
그 사이에 앉아 조심스럽게 커피 한 모금을 마신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짧은 시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내가 나를 위해
따뜻한 무언가를 준비해 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음미할 수 있을 만큼 마음이 여유롭다는 것.
사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게 특별한 이벤트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아무렇지 않음’이 주는 고요한 평화가, 지금의 나에겐 가장 큰 선물이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딱 좋은 온도로 내 입술에 닿는 이 커피처럼,
오늘 하루도 그렇게 부드럽게 흘러가기를 바란다.
커피 향이 우리 집 가득 퍼지고, 마음 안에도 천천히 스며든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참 감사하다.
커피 한 잔에 담긴 고요한 위로에.
그리고 그런 위로를 알아차릴 수 있는 내가 된 것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