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고양이와 나

by 락임

매일 비슷한 시간,

작은 발소리가 다가오고 야옹— 하고 울음소리가 들리면

자동으로 나는 고양이에게 향한다.

“아, 밥 시간이구나.”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내 옆에 자리를 잡는 고양이.

이젠 서로의 루틴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이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 사료를 덜고,

작은 손으로 빗을 꺼내 살살 몸을 쓸어준다.

이 고양이는 그런 내 손길에 기대어

슬쩍 눈을 감는다.

마치, “오늘 하루도 잘 지내고 있어요” 하고 말하듯이.


사료가 그릇 위에 또르르 굴러 들어갈 때,

나는 문득, 이 짧은 시간이 내 하루에서

가장 평화로운 순간이라는 걸 깨닫는다.

누구의 메시지도, 소음도 없는 조용한 저녁.

오롯이 고양이만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간식 하나를 더 꺼내 들면

작은 눈이 반짝이고, 앞발이 살며시 내 손을 향한다.

그 순수한 눈빛에, 복잡했던 마음들이 녹아내린다.

오늘 내가 잘 살고 있는 건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들이 전부 잠시 멈춰선다.


고양이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저 그 존재를 바라본다.

고요히, 따뜻하게, 사랑스럽게.


누군가는 이 시간을 ‘소소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안다.

이 조용한 5-10분이 내 하루에 얼마나 큰 여백이 되는지를.


밥을 다 먹고 나면 고양이는 기지개를 켜고

나에게서 살짝 떨어진 채 조용히 누운다.

그때 나는 미소 지으며

다시 하루의 속도를 따라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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