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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반인의 테슬라 Aug 23. 2022

현대차 직원이 본,
'과거가 깨끗한' 테슬라의 강점

※ 현대차 직원이었던 ‘봉구’가 쓴 글입니다.


22년 3월을 기점으로 퇴사를 하였으므로 이제는 현대차 직원이 아니다. 다만, 4가지 주제에 대해서는 확정해놓고 연재를 시작했기 때문에 본 편까지만 '현대차 직원이 본~'으로 하고 차후부터는 '현대차 전 직원이 본~'으로 바꾸려고 하니 양해를 부탁드린다. 


'전기차에 맞지 않는 노조의 발목 잡기'에 대해서도 [현차 직원이 본, 노조 없는 테슬라의 강점]이라는 글을 21년 11월에 연재했었기 때문에 바로 마지막 요인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1. 필요한 기술과 인력 구성의 차이 (링크)

2. 업무, 의사결정, 문화의 차이 (링크)

3. 전기차에 맞지 않는 노조의 발목 잡기 (링크)

4. 수많은 1차 협력사들과 투자된 설비들




4. 수많은 1차 협력사들과 투자된 설비들


테슬라에게는 내연차의 과거가 없다. 한마디로 정리해야 할 과거가 없다. 반면에, 기존 내연차 OEM에게는 정리해야 할 과거가 많다. 


간단하게 말하면, 내연차 OEM들은 기존 1차 협력사들의 눈치를 보며 그들을 억지로라도 끌고 가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바쁜 와중에도 챙겨야 할 식구가 많다. 


마음 같아서는 빠른 시일 내에 내연기관 투자를 종료하고 향후 프로젝트들을 전기차 위주로 개편하고 싶겠지만 실제로는 내연차 사업을 바로 버리기 어렵다. 당장 내연차 수익으로 전기차 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점도 있고, 1차 협력사와의 껄끄러운 눈치게임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업계가 보수적이라 받아들이는 게 느리다. 실무 경험상 협력사 역시 19년도 테슬라의 대량생산 성공 직전까지만 해도 전기차 산업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였다. 준비가 안 되어있었다. 그런 1차 협력사들이 많았고 당연히 몇 년 사이에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그중 1개의 업체라도 파산했다가는 당장 수익성 좋은 내연차 라인이 죄다 멈출 상황이라 완성차 OEM도 갑질은커녕 달래기에 바쁜 '갑을 역전현상'이 일어났다. 


내연차 협력사들 어떻게 할거야?


실무 하면서 정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였고 시간이 갈수록 협력사들의 경영악화는 눈덩이처럼 커져서 터지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그전에 퇴사했다. 


출처: 블라인드


한창 디젤이다 HEV다 PHEV다 하면서 내연차의 장밋빛 미래를 미끼로 유지해 온 1차 협력사들과의 관계가 지금은 다소 부담스럽다. "전기차"를 외칠 때마다 "그럼 내연차는...?"을 속으로 신경 써야 하는 것이다.


오해야 오해! 내연차도 할거야!


그래서일까? 


작년까지는 내연차 투자 중단 및 전기차 올인 전략을 대대적으로 보도(링크)했었던 현대차가 최근에는 내연차도 투자한다고 변경 기사가 났다(아래 그림). 단일 프로젝트도 아니고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반년 만에 이렇게 휙 바꾸다니? 보통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내연차 투자 중단 발표 후 기존 부품 협력사들의 거센 반발을 온몸으로 받고서는 일단 달래기 작전으로 변경한 것으로 생각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억지로라도 계속 끌고 가야 하기 때문에...


출처: 시장경제 (https://www.meconom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7026)



갑자기 배터리팩을?


앞서 언급했듯이, 어떻게든 살려서 같이 가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범퍼 만들고 선루프 만들던 1차 협력사가 배터리팩을 만드는 기괴한 현상까지 나오게 되었는데(링크) 마침 배터리 패킹 관련 좋은 사례가 있으니 보도록 하자.


최근 현대차가 새로운 배터리팩 1차 협력사를 추가 선정했다고 보도했다(아래 그림). 그런데 배터리팩 1차 협력사들의 이름이 이상하다. 배터리팩과는 전혀 다른 부품을 생산하던 기업들이 추가됐다. 


출처: 전자신문(https://www.etnews.com/20220722000114)


아래는 배터리팩 공급사 기업들의 주요 제품군을 각 회사 홈페이지에서 적어온 목록이다. 

서연이화: 도어트림, 범퍼 등

세종공업: 머플러, 컨버터

성우하이텍: 각종 차체부품

베바스토 코리아: 선루프

카펙 발레오: 토크 컨버터

덕양산업: 칵핏모듈 등


배터리의 '배'자도 안 보인다. 필자가 악의적으로 정보를 조작한 것이 아니다. 자동차 업계 사람들에게도 이 업체들이 느닷없이 무슨 배터리팩이냐는 반응이 나오는 게 정상이다. 전혀 다른 제품과 기술로 성장해왔고 배터리팩 관련 이렇다 할 전조도 없었던 기업이다. 


현대차는 입찰 업체를 늘려 경쟁을 유도하는 게 목적이라지만 글쎄... 솔직히 오스템임플란트가 애플의 협력사가 되었다는 소리만큼이나 의아할 따름이다. 앞으로 당신이 사게 될 전기차의 가장 핵심 하드웨어인 배터리팩을 무작정 가격만 싸게 하자고 이렇게 맡기는 것은 좋은 판단이 아니다. 


구매 실무 경험으로 말하자면, 일단 업체를 늘려서 입찰 경쟁을 시키면 가격 인하 효과는 나올 것 같다. 특히 위 업체들처럼 신규 업체가 처음 품목을 수주하는 경우 좀 더 저렴하게 가격을 제시해야 양산 경험이 없는 리스크를 상쇄하고 수주할 명분이 서기 때문이다. 

 

다만, 배터리 패킹이 단순히 조립만 하는 것은 아니고 강성/열관리/누수/무게 등을 최적화하면서 차량 배터리 운용능력을 높이는 공정이라 깊게 팔수록 도전 과제가 많다. 완성차의 기술개발 로드맵이 중요한 시기에 이런 1차원적인 업체수 늘리기가 나온 이유는 말 안 해도 알겠지? 


이렇게 억지스럽게라도 기존 내연 부품 협력사들을 끌고 가야 하는 이유를 좀 더 파헤쳐 보자.



어려워지는 협력사들


배터리팩 사례의 기괴한 현상이 일어난 배경을 먼저 알아보자. 전기차는 구조가 단순한 만큼 내연기관 대비 부품수가 적다. 제조사마다 차종 모델마다 적용되는 부품수가 달라 정확한 숫자로 말할 순 없지만 일반적으로 50% 이상의 부품이 사라진다고 알려져 있다. 


아래 표를 참고하자면, 일단 엔진/변속기 부품은 죄다 사라진다. 구동 부품도 반절 이상은 사라진다. 테슬라의 기가 프레스처럼 앞/뒤 차체를 한방에 찍는 기술이 보편화되면 차체부품도 반 이상은 사라질 거다. 이렇듯 내연기관 전용부품 협력사들은 전기차 부품사로의 전환이 어려운 업체들이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투자와 삶의 심포니)


실제로 최근 내연기관 부품 업체들은 매출과 이익이 급격하게 빠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산업으로 발 빠르게 전환하면서 내연기관 생산대수 자체가 줄었고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점이 크다. 


수주했던 내연차 후속 모델들이 취소되기도 하고 죄다 전기차 프로젝트로 바뀌고 있지만 당장 기술개발이 안 되어있어 수주할 물건이 없다. 기술개발을 준비했다 해도 부품수가 적어지는 만큼 입찰 경쟁이 치열해 저가수주도 피하긴 어렵다. 즉 많은 협력사들의 미래가 밝지 않다. 


출처: 구글 검색



하지만 함께 갈 수밖에 없다


이제 사례도 보았고 협력사들이 어려운 것도 알겠다. 그런데 도대체 왜 갑질 이미지가 강한 완성차가 협력사들을 단칼에 내치지 못할까? 기존 협력사를 끌고 가는 3가지의 이유!!! 이게 핵심이다.



#1. 주도권이 넘어간 완성차


금속노조가 막무가내 일 수 있는 이유는??? 컨베이어 벨트 생산방식 때문이다. 한 명이 작업을 멈추면 전체가 멈추기 때문에 협박 재료가 되는 거다. 사실 협력사도 똑같이 할 수 있다. 갑자기 납품을 끊어버리면 완성차 라인 대부분이 멈춘다. 하루 공장이 멈추면 손실액이 700억이라는 기사가 있는데 솔직히 1차 협력사가 마음먹고 끊으면 한 달이 됐든 두 달이 됐든 대처 방안이 없다.  


하지만 협력사가 그런 막가파 협박은 하지 않는다. 왜? 찍히면 앞으로 수주를 못 받을 게 뻔하니까! 하지만 사양산업으로 내리막을 걷는 내연기관 전용부품 협력사는 다르다. 


나 죽을 땐 다 같이 죽는겨!


완성차가 갑으로서 힘이 있었던 것은 앞으로 입찰할 프로젝트들이 계속 나와 상대의 매출(=수주 활동)에 직접적인 목줄을 쥘 수 있었기 때문이다. (타이어, 브레이크처럼 전기차에도 계속 적용되는 부품사들은 여전히 완성차의 입김이 세다.)


과도기적인 지금은 애매하다. 내연기관이 사라져 가면 부품 협력사들에게 줄 당근이 없다. 그렇다고 나 몰라라 내치자니 벼랑 끝에 선 협력사들이 사업을 포기하고 납품을 중단할까 무섭다. 


2차 협력사가 부품 하나만 납품 포기해도 생산이 중단되는데... 1차 협력사들 몇 개 업체만 납품 중단하면 나라의 산업이 그냥 멈춘다.


출처: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805344#home)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방향성을 잃은 내연기관 전용 부품사들이 취하는 방향은 구매 실무 경험상 2가지다. 

어떻게든 영업을 해서 전기차 부품을 수주해 경험을 쌓고 살아나가는 방법

가랑비 옷 젖듯 경영이 악화되다 쌓이는 적자 속에 방도가 없어 완성차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한 업체라도 망했다가는 당장 잘 팔리고 있는 내연차 생산라인 전체가 멈춘다. 앞서 말한 컨베이어 생산방식의 취약점이다. 생산라인이 멈추면 전체가 납품을 못하므로 다른 협력사도 매출이 하락해 어려운 업체가 더욱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미래 먹거리가 없어 위기에 몰린 1차 협력사가 자포자기로 납품 거부하는 케이스도 걱정이다. 내가 대표라도 어차피 전기차 부품사로의 전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이 선다면 그동안 완성차에 당한 것도 많겠다 생산라인을 인질로 돈이라도 두둑이 챙긴 후 망할 거다. 


이렇듯 뒤가 없는 업체들에게는 갑의 위치도 소용없으므로 '전기차 부품사로의 전환'이라는 당근으로 독려할 수밖에 없다.  


 

#2. 투자 하랄 땐 언제고? 돈 내놔!


이 부분은 원가 영업 관련 경험이 없으면 잘 모를 수 있는 내용이다. 


협력사는 아무 때나 투자하지 않는다. 이미 보유한 범용적 설비도 있지만 보통 수주를 했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맞게 전용설비를 설치하고 금형도 만든다. 수주물량에 따라 여유설비도 중복 투자한다.


쏘나타 부품 수주로 20억을 투자한다고 가정하자. 투자비용은 현시점에 협력사가 자체적으로 내지만 투자비 20억은 쏘나타 양산부터 단산까지 5년 동안 부품가에 나눠서 받는 구조다. 즉, 분할 회수!


내연차의 생산이 줄고 전기차로 대체될수록 1차 협력사가 내연기관 부품 전용으로 투자한 설비, 무형자산 등은 앞으로 회수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거다. 심지어 뽑았던 정규직 인원들을 바로 내보낼 수 없기 때문에 손익 악화는 계속된다.


앞으로 내연기관 잘 팔릴 테니 신기술 설비 넣고, 기술 투자를 독려하고, 납품 안정을 위한 여유설비 투자를 유도한 게 완성차다. 분할 회수를 믿고 또는 완성차의 강력한 압박 아래 미리 투자한 협력사들이 생산차질에 대한 보상비를 청구해오면 완성차가 보상해줘야 한다. 


못 받은 돈 줘야 끝납니다


협력사에 투자된 각종 설비 등 자산은 회계상 투자 주체인 1차 협력사 자산이다. 완성차 재무제표에는 잡히지 않는다. 다만, 이중에는 완성차에서 공식적으로 프로젝트 취소 등 설비 투자금 회수 불가 확정이 되면 완성차가 보상해야 하는 잠재적 비용이 섞여있다. 비유하자면 "야야 내가 돈 줄게. 일단 먼저 해" 했다가 잘못되면 물어줘야 하는 비용이다. 


이 비용 중 상당한 부분은 완성차 책임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보상해준다. 무조건 모른 척하는 파렴치한 집단은 아니다. 다만, 협력사 입장에서 완성차 귀책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맞는지 여부와 그 금액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과정이 좀 어려울 뿐이다. (좀 많이?)


즉, 매몰비용이 크다. 진짜 어마어마하게 크다. 실무 경험상 이 비용이 상당한데 목전에 오기 전에는 관리를 안 해서 아무도 모른다. 규모 등 근거를 첨부하고 싶었지만 인터넷에서는 자료를 구할 수가 없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린다.  


 

#3. 구관이 명관, 일하기 편해


솔직히 회사를 떠난 입장에서 보자면 이 세 번째 요인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다. 위의 2가지 요인은 돈을 많이 쓰면 어떻게라도 해결이 되지만 이런 의식적인 부분은 쉽게 해결이 어려워서 더 안타깝다.

 

완성차 업체들은 급격한 성장을 맛보면서 익숙해진 외주화 문화로 자체 능력을 많이 잃었다. 모든 걸 협력사에게 떠 맡긴 지 오래다. 승인도라는 개념을 이전 글에서도 소개했듯이 대부분의 연구원들이 본인 담당 부품의 도면을 직접 그리지 못한다. 


아래는 블라인드에서 캡처한 사진이다. 승인도를 포함한 업무 방식에 대한 현실을 엿볼 수 있어서 첨부한다. 16년도 글이라 시간이 좀 지났지만 그때보다 상황이 개선되었을지 악화되었을지...


출처: 블라인드 


협력사가 도면을 그리면 완성차 연구원이 승인해주고, 협력사가 제품을 만들면 개발/품질 담당자가 승인해주는 형식이다. 일이 많고 바쁘긴 하다. 그렇더라도 완성차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업무 역량을 상실한 점은 맞다. 개발자가 코드 못 짜고 만화가가 그림 못 그리는 상태라 협력사에 의지해야 한다. 


어차피 시킬 거 편한 협력사에게...


완성차 입장에서 경험이 적은 전기차 개발도 사실상 협력사 없이는 불가능하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도면을 못 그리는데 어떡하란 말인가. 협력사 역시 경험이 적긴 하지만 그들은 일단 도면을 그리고 시제품을 만들어 줄 수라도 있다. 이들과 일하는 게 압도적으로 편하다. 


문화도 문화인지라 완성차가 해야 하는 일을 왜 우리에게 시키냐며 쿨하게 거절하는 해외 부품사들과 달리 오래 일해온 국내 협력사들은 편하다. 그래서인지 실제로 대부분의 실무자들이 신규 업체와 업무 하는 걸 극도로 꺼리는 것 같은 나만의 망상을 해본다. (개인 의견입니다. 태클 사양합니다.) 


추가로 자동차 임원 출신 협력사 대표나 임원이 꽤나 많다.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데 그래도 도의상 본 글에 첨부하진 않겠다. 다 엮이고 엮여있다. 엮인 사람끼리는 편하고 실무는 불편하다. 부연 설명은 생략한다. 


출처: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https://www.kaica.or.kr/bbs/content.php?co_id=company)


위는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공지하는 완성차 업체별 1차 협력사 수다. 산업은 수소차다 전기차다 하며 변환기이다. 부품도 사라지고 기술도 바뀌는데 협력사 수는 이상하게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크게 변하는 일은 없을 거다. 속력은 느리지만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협력사가 편하니까.



이게 완성차가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을 하지 못하는 속사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상생협력이라는 관점이 있다. 자동차 산업은 다루는 부품이 많기 때문에 후방 연쇄효과가 크다.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협력사를 육성하는 부분도 확실히 있다. 


이러한 이유들도 기존 내연 완성차 업체들이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 구매 실무 경험상 이 위 제약들로 인한 업무로드는 상당히 높았다. 자동차산업 자체가 진입장벽이 높았던 만큼 허물기도 어려운 게 아닐까 싶다. 테슬라에 화들짝 놀라 따라가야 하는 입장에서 몸이 매우 무거운 상황이다.




테슬라는 자유롭다 


태슬라는 협력사 운영에서 압도적으로 자유롭다. 신시장을 개척한 자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라고 할까. 테슬라 채널인 만큼 앞으로 테슬라의 강점을 소개할 일이 많을 테니 지금은 간단하게만 쓰겠다. 어차피 위에서 언급한 내용의 반대로 보면 된다. 


#1. 강력해지는 주도권


전기차 시장은 성장 초입에 있어서 앞으로 늘어날 물량밖에 없다. 현기준 매년 50% 정도의 생산 성장이 예상된다. 물량이 갑이다. 협력사에 대한 협상 주도권은 앞으로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눈치 볼 필요 없이 눈치 주기만 가능...


출처: 인사이드 EV (https://www.theguru.co.kr/news/article.html?no=29912)


#2. 매몰비용 없음


테슬라는 내연기관도 수소차도 투자한 적이 없으니 당연 매몰비용도 없다. 테슬라는 2-way 전략이 없는 듯하다. 여러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지만 실패를 대비한 플랜이 아니다. 전기차, 보험, 테슬라봇, AI, 충전소 등 일관되고 무엇보다 전부 미래에 클 수밖에 없는 분야들이다. 


반대 케이스가 현대차다. 내연, HEV, PHEV, 수소 전기차, EV 전기차, 비행기, NFTPBV, 메타버스 등 다 걸치고 있다. NFT랑 메타버스는 기획안 낸 사람 다 잘라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개인적 견해다. 


그중 수소차 전략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PDA를 준비하는 것처럼 실패한 사례라고 생각된다. 넥쏘만 보아도 개발이며 홍보비는 있는 대로 썼지만 22년 1분기 1,710대 판매로 세계 수소차 1위다... 이런 게 바로 업체들이 투자한 돈 내놓으라고 하는 대표적 사례겠지? 실패를 대비한 플랜B가 나쁜 건 아니지만 보험을 너무 많이 들고 보험료가 비싸면 좋은 선택은 아니지 않을까.



#3. 중요한 일은 우리가 할게


SW는 당연하고 배터리 셀/패키징, 모터 생산, 시트 생산에 심지어 기가 프레스를 이용한 차체 생산도 직접 한다. 충전소도 직접 만들고 설치한다. 반도체 설계도 직접 한다. 뭐 이렇게 하는 게 많아. 정말 쓰고 싶은 내용이 많은데 본 편에 담을 수 없으니 향후에 자세히 써보겠다.


기존 내연차 OEM들은 외주를 많이 준 만큼 협력사보다 부품에 대한 기술이 우수하지 못하므로 협력사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테슬라는 주요 기술이라고 판단되면 어지간하면 직접 하기에 협력사에 의존적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오지 못하는 협력사를 기다릴 필요 없이 그냥 버리고 냅다 달려버린다. 




마무리하며


최초 정했던 내연기관 제조사가 테슬라를 따라잡기 힘든 4가지를 소개했다. 나름 산업 종사자가 아니어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잘 된 건지 모르겠다. 


투자수단으로써 테슬라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테슬라의 강력함을 부정하기보다는 기존 내연기관 완성차들이 '마음만 먹으면~'이라는 느낌으로 오히려 레거시 OEM을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 충분한 돈과 제조 경험, 전문 인력들이 있다고 믿는다. 그저 조금 시장을 얕봐서 늦게 시작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경험과 인력을 보충한다 해도 문화를, 노조를, 협력사들과의 복잡한 관계를 극복하기에는 너무나 어렵다. 무거운 추를 달고 뛰는 마라톤처럼 너무나 불리하다. 


파이어족이 되게 도와준 테슬라를 찬양하려고 또는 내가 몸담았던 회사가 싫어서 이런 글을 쓰는 게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직 다 그 회사에 있다. 그냥 현업에서 일했던 시선으로 테슬라의 압도적 강점을 보았고 이것이 좋은 투자기회인데 무작정 생각을 닫고 사는 사람들이 있어서 안타까웠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도 있겠지만 닫힌 생각을 조금 열어보았으면 할 뿐이다. 


나도 정답은 아니다. 그저 자동차 산업에서 조금 일했을 뿐이고 그 안에서도 좁은 분야만을 알고 있다. 다만 참고를 했으면 좋겠다. 나와 반대 의견을 가진 여러 직무 현업들의 의견도 많이 듣고 참고했으면 좋겠다. 현업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봐야 한다. 특히나 테슬라에 땀 흘려 번 돈을 투자하려는 사람이라면 그만큼 많이 알아보았으면 좋겠다. 


이번 편도 짧게 쓰려고 했는데 또 길어졌다. 이마저도 많이 줄인 건데... 재주가 없는 것 같다. "현대차  직원이 바라본" 시리즈로 계속될 테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긴 글 읽어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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