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말 브런치스토리 작가에 선정된 이후, 매주 화, 목요일 두 번 글을 발행하고 있다.
브런치 작가라는, 나름 엄선된 작가라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정보에 재미가 곁들여진 글을 쓴다.
처음에는 주변 지인들에게 구독을 부탁(?)해서 구독자 수를 늘리기도 했다.
운 좋게 DAUM 메인에 글이 몇 번 소개될 때도 구독자가 몇 명 늘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드라마틱하게 몇십 명, 몇백 명 늘었으면 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그렇게 글을 써 오면서 '오늘의 작가'나 우연히 브런치에 뜬 다른 작가들을 보면 구독자 수가 몇 천명에 달하는 것을 보곤 했는데, 이 분들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었을까 부럽기도 하고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러던 며칠 전 모 언론사 출입기자가 인사 차 방문을 했기에 사심을 가득 담아 구독을 청했다.
브런치 아이디를 검색해 보더니
"어머~ 과장님. 구독자 수 꽤 많네요." 한다.
"삼백 몇 명이 많다고요?" 하고 바로 되물었다.
내 머릿속에는 글쎄... 최소 천 명은 넘어야 구독자 수가 많다는 기준을 정하고 있었나 보다.
"당연하죠. 300명 정도면 많은 거예요~"라고 첨언을 하기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번뜩 떠올랐다.
'그래, 그동안 지인들도 있지만, 나를 전혀 모르는 분들이 내 글만을 보고 한분, 두 분 구독해 주고, 라이킷을 눌러주고 했는데 그 고마움을 몰랐었구나!'
그 기자에게는 미안하지만, 대화하면서 잠시 딴생각을 했다.
관점에 따른 차이를 알게 해 줬던 모 스님의 일화까지 떠올리며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어느 날 아이가 스님의 밥을 늦게 해 오길래 부뚜막에서 뭐 하나 몰래 봤더니 솥에서 밥을 한 움큼 떠서 먹고 있었다.
모르는 척 돌아와 왜 이리 밥이 늦었냐고 했더니 엉뚱한 핑계를 대기에 이 놈 먼저 밥 먹은 거 다 안다며 호통을 쳤다.
아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사실은 밥을 짓다가 급한 마음에 갑자기 솥뚜껑을 열었고, 그 바람에 김이 천장에 닿아 먼지가 후드득 떨어져 먼지 묻은 밥을 버릴 수는 없어 걷어서 먹었다는 그 일화.
그렇다. 유명 브런치 작가에 비하면 구독자 수 300여 명에 불과하지만, 구독자 한 명도 없었던 내 브런치에 한분 한분 소중한 분들이 모여 8월 15일 기준 359명까지 이른 것이다.
그동안 갑자기 구독자 수가 한두 명 연거푸 늘면 혹시나... '오늘의 작가'에라도 뜬 건가 기대하면서 살펴보면 역시나였지만, 1년 넘게 글 발행하자마자 몇 초 지나기 무섭게 내 글을 기다렸다는 듯이 라이킷 눌러주는 찐 팬들도 있듯이 뚜벅뚜벅 나만의 팬덤을 만들어 간다고 조심스레 다독여 본다.
언젠가 추천 작가에라도 소개된다면 나 자신에게조차 부끄럽지 않은 글을 선보여야겠기에 그동안 썼던 글도 틈틈이 가다듬고, 새로운 글도 꾸준히 써야겠다 다짐해 보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