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요일, 쉬는 날입니다. 일주일에 하루는 꼭 쉬고 있습니다. 보다 어린 시절, 하루가 아깝다며 쉬지 않고 일했던 적이 있는데 결국 대상포진이 왔었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반드시 주에 하루는 휴식 시간을 가집니다. 8월과 1월에는 꼭 5일간 휴가 일정도 정해 두고 지키고 있습니다. 몸을 위해서도 마음을 위해서도요.
휴일이지만 집을 나오는 시간은 비슷합니다. 누워서 쉬는 성격이 아니라 일단 이웃집 바리스타 아저씨네로 갑니다. 제 생활 패턴을 아시니 기다렸다는 듯 커피를 한 잔 내려 주십니다. 평소 방문보다는 길게, 1시간 정도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습니다. 머리에 카페인이 돌기 시작하면 그 기운으로 한강 산책. 늦은 아침 한강을 걷는 기분을 좋아합니다. 월요일 아침의 강변은 ‘산책’이란 단어와 너무 잘 어울려요.
점심은 친구와 함께합니다. 대부분 회사를 다니니까, 그들의 월요일은 달리기 중입니다. 약속 장소로 나오는 친구의 모습은 꼭 100m 경주로를 달려오는 듯해요. 커피와 산책으로 맑아진 제 기운을 금주의 첫 휴식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친구에게 나눠 줍니다. 제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지요.
식사를 마치고 친구가 다시 뛰어들어 가면 영화를 보러 가거나 책을 사러 갑니다. 최근엔 서점에 가는 일이 더 많았네요. 요즘 서점이나 극장은 큰 쇼핑몰에 있어서 좋아요. 이것저것 구경도 하면서 동네 여행을 합니다. 스피커, 헤드폰 구경하는 걸 좋아합니다. 기계들이 너무 잘 나와서 청음하다 보면 사고 싶어지지만 2년 전에 교체한 가게 geneva 스피커가 충분히 훌륭하기 때문에 아직 괜찮습니다.
사람들의 퇴근이 시작될 무렵 저도 함께 지하철에 몸을 싣고 동네로 돌아갑니다. 월요일 저녁 활기를 되찾은 사람들. 저 역시 어디서 한 잔 할까 어슬렁거립니다. 가끔 친구를 만나기도 하지만 이 시간은 가급적 혼자 즐깁니다. 마음에 드는 선술집을 찾아 휴일을 마무리합니다. 테이블에 앉아 손님들에 섞여 술 한 잔 하는 기분은 주방에서의 느낌과 상당히 다릅니다.
최근에 발견해 자주 찾는 식당이 있습니다. 저희 가게 정도 크기인데, 주방에 숯 그릴만 하나 두고서 온갖 재료를 구워 주는 곳이에요. 부채 하나 들고 땀 뻘뻘 흘리며 종일 굽고 있는 요리사. 가게에선 저도 조용한 편이지만 이 셰프님은 영업 중 말하시는 걸 들어 본 적이 없어요. 묵언 수행 중인 수도승의 모습이 저런 게 아닐까. 오늘 주문한 메뉴는 토종닭 소금구이. 베어 무는 순간, 그을린 껍질이 ‘츠즉’ 씹히고, 뒤를 이어 ‘팍’ 하고 터지는 닭다리살. 기가 막히네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영화를 고릅니다.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고 영화 한 편 감상. 영화가 끝나면 다 본 영화를 다시 처음부터 틀어 놓고 내일 작업할 내용들을 정리합니다. 오늘과 내일 사이의 시간. 이렇게 한 주가 마무리되고 다시 시작됩니다.
#U2
- Beautiful Day
You're lovin' this town
Even if that doesn't ring true
You've been all over
And it's been all over you
#만원식탁 #일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