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깨기 독서1. '긴긴밤', 글 루리, 그림 루리
[줄거리]
펭귄 치쿠와 윔보, 코뿔소 노든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인간의 선함과 악함을 경험했다.
코뿔소 노든은 동물원에서 태어나 동물원 코끼리 무리에서 자란다. 그러다 자연으로 방생돼, 아내를 만나고, 딸도 맞게 된다. 자연에서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중, 코뿔소의 뿔을 노린 인간들에 의해 아내 코뿔소와 딸이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강제로 동물원에 끌려온다.
그러던 어느 날 동물원에서 복수심에 불타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는 코뿔소 노든에게 코뿔소 친구가 생긴다. 그 친구와 함께 탈출을 기획하지만 결국 실패, 친구마저 생을 마감한다. 그러던 중, 아무도 품지 않는 알을 거둬 품고 있는 펭귄 치쿠와 윔보를 알게되고, 인간들의 전쟁이 터진 날. 불난리가 난 그 곳에서 코뿔소 노든과 펭귄 치쿠, 그리고 그가 품던 '알'만이 페허가 된 동물원에서 탈출한다.
알에서 태어 날 새끼 펭귄을 위해 어떻게든 바다를 가야 한다는 펭귄 치쿠의 고집 때문에 코뿔소 노든은
그와 동행한다. 하지만 힘든 여정과 굶주림 때문에 펭귄 치쿠는 죽고 만다. 결국, 펭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노든이 알을 품으며 바다를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이름 없는 새끼 펭귄'은 태어난다.
태어나서 한 번도 다른 펭귄을 본 적도, 바다를 본 적도 없는 새끼 펭귄은 오로지 코뿔소 노든을 통해서 세상을 배운다. 바다를 찾아 사막을 걷고, 산을 걷던 그들은 어느 날 또다시 인간들에 의해 잡힌다. 이 세상 하나밖에 없는 흰바위코뿔소인 노든을 인간들은 치료하고 연구한다. 그리고 노든은 이제 그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초원에 남기로 선택한다. 그리고 아기 펭귄에게 말한다.
이제 너의 바다를 찾아 떠나라고.
처음엔 거부하던 새끼 펭귄은 떠난다. 그리고 마침내 바다에 다다른다. 마침내 거리낄 것이 없는 자유의 세계에 다다른 이름 없는 새끼 펭귄은 자기가 얻는 자유가 자신만의 것이 아니기에 더 열심히 누리기로 한다. 긴긴밤 끝에 마침내 별을 찾은 펭귄들과 코뿔소의 이야기다.
[생각]
몇 달 전부터 끝나지 않는 주변의 혼란을 이겨내기 위해 하는 것이 있다.
독서
책을 읽는 것만큼 인풋(input)과 아웃풋(output)이 확실한 행위를 보지 못했다. 한 책을 다 읽고 난 후 나는 이제는 그 책의 첫 장을 넘기기 전의 내가 아니다. 그리고 그 책의 이야기에 몰입하는 순간만큼은 해답 없는 나의 현실의 고민, 결국은 시간이 걸려야만 되는, 또는 내가 어쩌지 못하는 문제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주 잠깐 밥벌이를 위한 또 다른 밥벌이를 해볼까도 생각해봤지만 나는 나 스스로가 자산이 되기로 했다. 더는 노동자로서 한 조직의 운명에 내 운명까지 딸려가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 어느 곳에 속하더라도 내가 잠을 자는 동안 돈이 벌리는 삶을 살기 위해 나는 지금부터 시간이 걸리더라도, 든든한 집을 짓겠다. 그건 나 스스로가 자산이 되는 거다. 나의 가치를 더욱 대체불가능하게 만드는 것. 그 길로 가보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주인공들이 언제 바다가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걸어가는 것이 공감됐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행위를 지속해서 한다는 것,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 이미 마음이 아렸고, 응원하는 마음이 들었다. 다행스럽게도 결국 '이름 없는 주인공'이 바다에 다다랐지만 나는 결말이 그렇지 않았더라도 이 과정에 손뼉을 쳐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는 이미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