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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출판 천그루숲 Jan 02. 2019

쿵푸팬더는 어떻게 쿵푸 고수가 되었을까?

말하기 고수를 만드는 간단한 티칭방법

말하기 초보가 가져야 하는 마인드셋?!


영어를 가르치며 매달 100명 이상의 초보를 만났습니다. 1년이면 1,000명이고그 일을 10년 넘게 했으니 10,000명이 넘는 초보를 만났겠지요. 1만 명 넘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나름의 빅데이터가 생겼어요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 사람이 영어를 어느 정도 잘하게 될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되었죠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태도였어요초보의 경우 학습태도에 따라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바로 당당한 초보와 소심한 초보입니다
다음 글은 <세바시저널에 썼던 글입니다말하기를 배우려는 초보라면 글을 읽고 스스로의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예요.


두 종류의 초보


초보를 가르치면서 제가 했던 가장 큰 실수는 그들의 심리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우선 초보를 두 종류로 나누어 볼까요. 

1) 당당한 초보
이들은 자존감이 높습니다스스로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 ‘모르니까 배우러 온 거다’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일반적인 티칭이 통합니다. 간단합니다. 
① 시범을 보여주고, 
② 요령을 가르쳐주고, 
③ 틀린 점을 수정해 주는 거죠. 
  
2) 소심한 초보
소심한 초보는 자신을 의심합니다운동을 시작하거나 영어를 배우러 와서도, 이들의 머릿속에는 ‘내가 진짜 할 수 있을까?’ ‘아, 나만 못하는 거 같아’라며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합니다. 이럴 때는 학습능력이 극도로 낮아집니다.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제가 소심한 초보들을 만나면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작은 성취감 주기입니다.
레벨 0 정도의 질문을 주고 성취하게 합니다. 소심한 초보는 기뻐합니다. 눈빛을 보고 확인해야 합니다. 불안의 눈빛에서 희망의 별이 반짝일 때까지 쉬운 질문을 계속 던집니다. 한순간 표정이 밝아지고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작은 성취감’을 느낀 겁니다. 여기서 초보의 심리상태가 바뀝니다. 


‘할 수 있을까?’ → ‘할 수 있구나!’


썸을 타면서 연애가 시작되듯이이 순간을 잘 넘겨야 진짜 티칭이 시작됩니다. 
주의할 점은 선생님 수준에서 쉬운이 아닌 초보 수준에서 쉬운’ 질문을 주는 겁니다이를 위해 선생님들은 고민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초보들이 쉽게 느낄 만한 질문을 준비해야 합니다.
운동을 가르칠 때는 스트레칭을 시켜보고 ~ 유연하네요” 정도로 말해주면 좋습니다영어를 가르칠 때는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게 하고 입을 여는 게 제일 힘든 일인데성공했습니다!”라고 말해줘도 좋습니다.



TV 프로그램 <말하는대로>와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스피치 코칭을 했을 때도 이 방법을 썼습니다. 데뷔한 지 10년이 넘은 유명 연예인이 스피치를 준비하며 긴장하는 모습은 의외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된 사실은, 아무리 인기 많은 연예인이어도 15분 이상의 대중스피치 경험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무대가 바뀐 겁니다. 그들도 격려가 필요합니다.  
코칭을 진행하며 “와, 이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이 되겠는데요.”라며 독려하다 보면 그들의 표정이 바뀌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저는 낚시를 잘 모르지만 그 느낌이 바로 손맛이 아닐까 짐작했습니다. 짜릿했죠! 
삼성, LG 등 기업체에 스피치 특강을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강의 초반에 간단한 질문과 대답을 나누며 “우와, 역시 ○○이라서 다르군요”라고 회사 칭찬을 합니다. 이토록 간단한 격려가 2시간의 강연 분위기를 좌우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진심으로 말하면 공기가 바뀝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는 인정과 칭찬을 항상 활용하고 있습니다. 안 할 이유가 없죠. 

정리하겠습니다. 초보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주기 전에 ‘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먼저 알려줘야 합니다. 


쿵푸팬더를 쿵푸 고수로 만든 비결, ‘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 '쿵푸팬더' 캡쳐

영화 <쿵푸팬더>에는 두 명의 스승이 나옵니다한 명은 거북이 할아버지이자 대스승인 우그웨이다른 한 명은 우그웨이의 제자이자 타이렁의 스승인 시푸입니다그런데 시푸가 자신의 제자를 아무리 가르쳐도 나아지지 않자 우그웨이를 찾아가 외칩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떻게!!!!”
우그웨이는 이렇게 답합니다

아니라네, 시푸.
‘어떻게’가 중요한 게 아니라네. ‘믿음’이 먼저야.
믿어야 해. 약속하게 시푸. 믿는 게 먼저라네. 약속해 주게나. 믿을 거라고!


저는 초보를 가르칠 때마다 우그웨이의 말을 늘 가슴에 새깁니다학생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 먼저입니다눈빛이 반짝일 때 진짜 티칭이 시작됩니다.


이미지출처 : OCN (영화 쿵푸팬더 중)


밤하늘의 별이 잘 보이지 않는 세상입니다.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독자분들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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