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작은 아들 입대일이다. 어제 뒤척이다 2시 넘어 잠이들었다. 큰 애 때와 다르다.
아침에 아토피로 평소 먹던 약 3개월치를 가방에 싸고 9시 30분 논산으로 출발한다. 날이 풀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시기에 입대를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해 본다.
고속도로가 막히는 건 아닌데 속도를 내지 못 한다. 논산에서 점심 먹이고 들여보내야 될텐데 맘이 바빠진다.
점심을 먹고 훈련소까지 가는 길이 차가 너무 막힌다. 30분 이상 걸려 입소시간인 2시에 빠듯하게 훈련소에 도착해 정문에서 정신없이 아들을 들여 보냈다.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손한번 잡아보지 못 한채 들여보내고 나니 괜히 눈물이 핑 돈다. 큰 애때는 코로나 거리두기에도 훈련소 앞에서 사진도 찍고 부대안 주차장까지 들어가 입소하는 모습을 지켜 봤는데.. 집에서 30분 일찍 출발할 걸.. 아쉬운 맘이 너무 크다.
영아때부터 아토피로 고생하며 20년 넘게 대학병원을 다니며 컷는데, 지금도 땀을 흘리거나 몸에 열이 올라오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데, 훈련을 하며 흙먼지와 땀이 범벅이 되면 몸상태가 어찌될지 뻔한데..
아무리 병력 자원이 모자란다 해도, 아무리 병역 면탈을 위한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스멀거린다 해도, 20년 병력을 가진 애를 현역 복무시킨다는게 이해되지 않지만 어쩔 수가 없다는 것에 무기력해 진다.
그래도 작은 애는 씩씩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친구 만나러 가는 것처럼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소로 들어갔다. 이제 22살 성인이 되고 대한민국 남자라면 피할수 없는 국방의무를 시작하는 아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한편, 현정부 들어 위태로운 남북관계와 고조되는 전쟁위기에 사병들만 힘들게 생겼다는 생각은 나만 하는게 아닐 것이다. 평화가 빨리 왔으면..
하루 16시간 그림만 그렸는데 좋아하는 그림 못 그려 많이 아쉽겠다 아들. 그림만큼 좋아한 게임을 할 수 없으니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하니 아들.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길 바란다.
내무반에서 만난 훈련소 동기들과 잘 지내고 낯선 환경에서 편히 잠 잘잤으면 좋겠다.
5주 훈련이 끝나면 짧은 시간이지만 만날 수 있다하니 5주를 기다려 보자.
사랑하는 아들
군복무 기간 동안 아프지 말고 다치지 않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