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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미르 Jul 09. 2024

이 노래 왜 이렇게 인기 있는 거야? #02.

<'K팝 아이돌 음잘알'되기 프로젝트>

많은 K팝 아이돌의 음악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요즘.

유튜브와 각종 숏폼 채널에서 유명 아이돌의 음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이돌을 잘 모르는 나는 선뜻 눌러보기 어렵다.

주말 친구들과의 커피타임에 아이돌 주제만 나오면 아무 말도 못 하는 나.

더 이상 뒤처질 수 없다! 나도 트렌디한 음악 듣는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


우리도 이제 당당하게 "이 노래 즐겨 듣는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음잘알' 만들기 프로젝트.

<이 노래 왜 이렇게 인기 있는 거야?> 두 번째 시간으로 '이채연(LEE CHAE YEON) - Don't'와 '에스파(aespa) - Hot Mess'를 알아보자!


<LEE CHAE YEON - Don't>

LEE CHAE YEON(이채연) 'Don't' MV


"Back to the 1990s."

단 한마디로 이 곡을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전화 버튼음으로 시작하는 인트로, 너무나도 정직한 *브릿지의 분위기 고조, 노골적인 *댄스브레이크 파트 등 많은 부분이 90년대 댄스곡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최신 아이돌 음악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최신 음악 트렌드를 벗어나지는 않은 곡이다.


*브릿지(Bridge) : 훅(Hook, 코러스(Chorus)와 동일)과 벌스(Verse)를 이어주는 구간

*댄스브레이크(Dance Break) : 가창을 최소화하고 춤을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대중음악 파트, 보통 간주에 많이 활용된다.


전화 버튼음을 단순히 인트로의 효과음으로 쓰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운드적 요소로 곡 중간중간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곡이 최신곡 같은 느낌이 덜 드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하이햇 사운드의 활용에 있다.

대다수의 최신 발매곡들에서 하이햇을 박자를 쪼개서 빠르게 연주하는데, 이 곡에서는 2절에서 잠깐 빠르게 비트를 연주하는 파트를 제외하고는 정직한 박자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프리코러스 파트를 듣는 순간, *자자(ZaZa)의 <버스 안에서>가 떠올랐다.

뒤이어 이어지는 코러스에서 현대적인 전자음과 "don't"라는 단어로 반복되는 가사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만들어낸다.


*하이햇(Hi-hat) : 심벌 한 쌍을 수평으로 연결하여 페달로 맞부딪치게 만든 드럼 키트.

*자자(ZaZa) : 1996년 데뷔한 혼성 댄스 그룹.


단순히 90년대 댄스곡의 스타일을 따라 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의성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가사, 1절과 2절의 차이가 명확하게 느껴지는 곡의 구성, 이펙트가 많이 적용된 베이스 사운드 등 최신 음악 트렌드도 놓치고 있지 않다.

앞서 언급한 코러스에서 "don't"라는 가사와 베이스 사운드를 잘 매칭시켜 리듬감 있는 음악적 연출이 돋보였다.


90년대 대중음악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이 곡을 통해 그때의 느낌을 간접체험 해보는 건 어떨까?

전성기 시절 보아(BoA)가 살짝 보이는 이채연의 <Don't>.


<aespa - Hot Mess>

aespa 'Hot Mess' MV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YG 곡인가?'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다음으로 든 생각은 '우리나라 대중음악이 아닌가? YG에서 일본아이돌을 만든 것인가?' 하는 의문이었다.

이런 나의 생각을 비웃듯 아티스트 명에 떡하니 SM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아이돌 에스파(aespa)가 적혀있었다.

예상이 한참이나 빗나간 것에 대한 어이없음에 헛웃음이, 이런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한 '역시 SM이네'하는 감탄이 동시에 나왔다.


이 곡을 찬찬히 들어보면서 먼저 감탄한 부분이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곡 전반에 걸쳐 강렬한 일렉트릭 사운드와 높은음의 찢어지는 듯한 사운드가 가득한데도 불구하고 듣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는 점이었다.

여기에 더해 에스파 멤버들의 보컬도 저음역이 탁월해서 상대적으로 비어있는 저음역대를 채워주는 것도 아닌데도 이 정도로 귀가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보컬 사운드에 공간감을 주어 소리가 약간 퍼지게 만들고, 의도적으로 베이스음이 다른 사운드 보다 앞에서 들리도록 한 *믹싱&마스터링 작업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믹싱&마스터링(Mixing, Mastering) : 각각의 사운드를 합성하여 스테레오 음향으로 변환하는 후작업과 하나의 사운드로 합성된 음원을 다듬는 최종 작업.


두 번째 감탄한 부분은 타격감이다.

둔탁하게 처리된 *스네어 사운드와, 의도적으로 연결해서 부르기보다 탁탁 끊어서 발음하는 일본어 가사의 날카로운 느낌, *리버브가 들어갔지만 끝 처리는 딱 떨어지는 *드럼&베이스 장르 스타일의 비트까지.

이 3가지 요소들이 곡 전반에 걸쳐 찰진 타격감을 주어 흥을 돋운다.


*스네어(Snare Drum) : 베이스 드럼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음의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 작은 드럼(=사이드 드럼, Side Drum)

*리버브(Reverb) : 음이 반사되어 울리는 듯한 음향 효과

*드럼&베이스(Drum & Bass) : 현란한 드럼 연주와 묵직한 베이스 사운드가 특징인 일렉트로닉 음악의 한 장르.


일본어 가사에 더해서 사운드 적으로도 확실히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곡.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J-Pop 음원들과 견주어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

그동안 많이 들어보지 못한 사운드로 귀를 리프레쉬하고 싶다면 <Hot Mess>를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자, 이번주 친구들과 대화에서 아이돌 음악이 주제로 나온다면 이젠 당황하지 말고 당당하게 외쳐보자.

이 곡들 너무 좋지 않았냐고.

풍부한 음악적 견해까지 같이 뽐내는 것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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