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번째 멜로디>
흑인에 대한 차별과 불우한 가정환경, 그리고 어린 나이에 겪어버린 너무나도 아픈 상처.
이 모든 고통들이 노래로 승화되어 나온 애잔한 감정을 노래하는 아티스트 Billie Holiday.
어린 시절 하나뿐인 가족인 어머니와 떨어져 생활하며 온갖 힘겨운 일들을 겪고 성폭행까지 당했던 그녀였죠.
우연한 기회에 들른 할렘의 <Pod's & Jerey>라는 나이트클럽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어 아티스트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돼요.
아픔 많았던 인생의 영향 때문인지 그녀는 다른 어떤 재즈 보컬리스트들과는 달리 블루스적인 느낌이 강했죠.
본격적으로 활동했던 30년대부터 생을 마감했던 50년대 까지 비교적 짧은 음악 경력이었지만 그녀는 지금까지도 Ella Fitzgerald, Sarah Vaughan과 함께 <3대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로 남아있어요.
또한, 그 어떠한 음악적 교육도 받지 못했지만 천부적인 감각으로 감정을 표현해낸 것으로 유명하죠.
개인적으로 필자가 그녀의 작품 중 가장 사랑하는 곡이에요.
서글픈 멜로디를 연주하는 현악과 여성이지만 무게감 있는 그녀의 보컬은 한껏 암울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체적으로 중후한 느낌의 그녀의 보컬과는 또 다르게 가늘게 떨리는 끝은 처리는 한편으로는 한없이 나약한 가녀린 여인을 떠올리게 해요.
잘못된 사랑임을 알지만 몸과 마음은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 향해 입을 맞추고 있는 그런 한 여인을 너무나도 잘 표현하고 있어요.
가사 표면적으로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미 떠나간 사람을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사랑하고 원하는 모습이라 느껴져요.
곡 중반부부터 현악과 함께 나오는 다양한 관악의 사운드는 그녀의 감정을 더욱 고조시켜줘요.
이 곡의 독특한 점은 당시의 다른 음악들과는 달리 간주가 없는 부분이에요.
오히려 간주 없이 계속해서 감정을 이끌어나가는 점이 곡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멜로디에 국한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느낌대로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빠져보세요.
P.S. 누구보다 슬픈 그녀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