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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미르 Nov 12. 2015

반전? 아니! 사랑과 평화의 노래

<53번째 멜로디>

What's Going On - Marvin Gaye





일명 '소울의 왕자', '모타운의 황태자'라 불리며 지금의 R&B, 네오소울 등 흑인 주류 음악의 기틀을 다진 전설적인 아티스트예요.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우울하기 그지없어요.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면서 자살의 문턱까지도 갔었지만 음악이 우울했던 그의 삶을 지탱해주었어요.

이미 10대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고, 몇몇 작은 보컬 그룹에서 실패를 맛본 후 드디어 그의 전설이 시작될 Motown과 계약을 맺게 되었어요.


사실 초기에 Marvin Gaye는 R&B 가수가 아닌 스탠더드 재즈 아티스트를 목표로 두고 있었어요.

이 때, 그는 자신의 본명인 Gay에 존경하는 아티스트였던 Sam Cooke를 따라 끝에 -e를 붙여 Gay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죠.

이후, 오늘 소개할 'What's Going On'을 포함해 수많은 히트곡들을 탄생시켰고, 큰 성공을 이루었어요.

영원할 것만 같았던 그의 성공은 부모님의 싸움을 말리고 난 후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던 1984년 어느 날 새벽 정신질환을 앓던 아버지가 쏜 총알에 끝나버렸어요.

새드 앤딩으로 끝나 버린 그의 인생이지만, 그의 주옥 같은 명곡들은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어요.


오늘 소개할 이 곡은 아마 Marvin Gaye의 곡 중 가장 사회문제를 깊게  이야기하고 있는 곡이에요.

이 곡의 작곡자인 Ronaldo Benson은 반전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들의 모습을 보고 작곡했으며, 이후에 Marvin Gaye가 조금 더 게토적인 느낌의 리듬들을 추가했다고 말했어요.

베트남 전쟁, 그리고 전쟁에 대한 반대 운동들, 당시 사회에 만연했던 폭동, 인종 간의 갈등까지 도대체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끊임없이 되묻고, 서로를 이해하기를 바라던 가사들로 가득해요.

마치, 'Where Is The Love - Black Eyed Peas'의 느낌 같다고 생각하시면 이해하시기 편할 거예요.

사회 비판적 노래라는 당시 평론가들의 평가와는 달리, Marvin Gaye 본인은 이 곡은 사회에 대한 저항의 정신을 담은 것이 아닌 이해와 사랑을 노래한 작품이라고 말했어요.


게토 스타일의 노래이기 덕분에 튀는 사운드 하나 없이 편안한 멜로디와 리듬으로 적당히 흥겨운 느낌을 받을 거예요.

또, 퍼커션과 현악이 이렇게 조화를 이루는 곡은 없을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중간중간 마치 길거리의 사운드를 담은듯한 사람들의 대화 소리마저 평화로운 사람들과 동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줘요.

Rolling Stone이 선정한 <Greatest Song of All Time> 4위에 빛나는 명곡을 들으며 여전히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우리 사회에 진정한 이해와 사랑이 깃들길 기도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P.S. 세계 평화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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