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번째 멜로디>
네덜란드인 아버지와 이집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Laura Fygi.
아버지의 일 때문에 어린 시절을 우루과이에서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라틴음악과 라틴 재즈를 접했다고 해요.
또한, 벨리 댄서였던 어머니의 영향 덕분에 재즈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유연한 스윙감을 가지고 있었죠.
어머니가 샹송을 좋아해 라틴음악과 재즈만을 듣지 않고 샹송도 자주 들었다고 합니다.
다시 유럽으로 돌아와 네덜란드에서 생활하면서 그녀는 정식으로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당시 네덜란드는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공존하기로 유명했죠.
정식으로 재즈에 대해서 공부하고 배우기 시작하면서 음악적 기초를 쌓았어요.
그리고, 1984년 Laura Fygi는 Centerfold라는 걸그룹으로 아티스트 커리어를 시작하게 됩니다.
Centerfold는 당시 파격적인 란제리 의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를 포함해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얻었고, 일본에서 아주 큰 히트를 쳤었죠.
1991년, Centerfold가 해체하면서 그녀는 The Backlot이라는 그룹으로 잠시 활동을 했습니다.
잠시 동안의 그룹 활동에 이어서 그녀는 재즈 앨범 [Introducing]로 솔로 가수로서 정식 데뷔하게돼요.
그녀의 목소리는 수많은 TV CF와 영화 삽입곡으로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특히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에 삽입된 'Let There Be Love', 'Lady Wants to Know', 'Dream A Little Dream of Me'로 잘 알려져 있어요.
오늘 소개해드릴 곡 'Quizas, Quizas, Quizas'는 쿠바의 거장 Osvaldo Farres가 작곡한 곡이에요.
악보를 읽을 줄 몰랐지만, 이 곡을 포함해 많은 라틴 재즈 명곡들을 탄생시킨 장본인이죠.
스페인어 원곡은 1947년 Bobby Capo가, 영어로 번역된 곡 'Perhaps, Perhaps, Perhaps'는 1948년 Desi Arnaz에 의해 처음으로 녹음되었어요.
이후로 Nat King Cole을 포함한 여러 재즈 아트스트에 의해 리메이크되었어요.
특이 Nat King Cole의 버전은 영화 'In The Mood For Love'에 삽입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루브감 있는 피아노 반주, 라틴음악 특유의 흥겨움이 묻어나는 타악기의 사운드, 전체 멜로디를 연주하기보다는 중간중간 포인트를 잡아주는 관악기의 소리, 지겨운 느낌이 들 법한 간주에서 튀어나와 새로운 느낌을 주는 트럼펫 소리까지 연주만으로도 너무나도 매력적인 곡입니다.
특히, 간주에서 피아노 솔로 파트는 처음에는 멜로디가 아닌 화음만을 연주하다가 화려한 솔로 플레이로 넘어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멋지게 다가옵니다.
피아노 솔로 파트가 끝나면 뒤이어 피아노의 화려한 연주에 뒤질세라 트럼펫은 특유의 사운드를 뽐내죠.
Laura Fygi의 보컬은 대부분의 허스키 보이스의 여성 아티스트들과는 약간은 다르게 묵직한 소리를 전달하기보다는 간드러진 표현력이 돋보입니다.
또한, 그녀의 다른 음악들을 들어보신 분들이라면 느끼시겠지만, 그녀는 절대 대중성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마도 어린 시절 Centerfold의 활동을 통해 축적된 음악적 성향이라 생각됩니다.
이 곡에서도 밝고 통통 튀는 분위기의 연주에 알맞게 때로는 앙증맞고 익살스럽게 노래하고 있어요.
또, 곡 분위기와 적합하게 음을 길게 끌고 가지 않고 짧게 짧게 끊어 부르고 있습니다.
라틴 재즈, 특히 쿠바의 재즈를 대표하는 곡 답게 기존의 스탠더드 재즈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가 나는 곡입니다.
P.S. 연주 만으로도 너무나도 매력적인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