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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미르 Mar 23. 2017

엉뚱한 곳을 가리키는 손가락

잡생각 #1. 평등은 개나 줘버린 제목


최근, 엠마 왓슨의 성평등 관련 발언이 담긴 영상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다.

엠마 왓슨이 그동안 여성인권 신장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해당 영상이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SNS에 게재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문제라고 인식되는 것들이 생겨났다.  

SNS의 해당 영상 게재가 최근 개봉한 엠마 왓슨 주연의 영화 '미녀와 야수'의 홍보를 위해 사용되거나, 개인이 운영하는 페이지 및 계정의 조회수 및 좋아요 수 증가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들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이렇게 영상 본연의 취지와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도 비판받을 수 있지만, 이러한 행태를 비판하기에는 애매한 점들이 많다.

그러나, 영상의 '제목'과 관련해서는 꼭 짚고 넘어가고 싶다.

시각적 요소의 중요성이 더더욱 부각되고, 활자적 요소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시대 SNS의 특성을 보고 있노라면 글이나, 영상의 '제목' 혹은 '타이틀'이 가지는 힘은 무시할 수 없다.

글이나 영상 본연의 가치만큼이나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글을 읽거나 영상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인식되는 자극으로서 그 영향력이 크다.

그리고, '제목'이라는 첫 자극은 글이나 영상의 전반적인 내용과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다.

그렇기에 최근 '제목'들은 더욱 자극적이고 눈길을 끌 수 있는 문구로 만들어내는 경향들이 있다.

그렇다면 왜 엠마 왓슨의 해당 영상의 제목이 문제가 있을까?

해당 영상을 소개하는 많은 페이스북 페이지들이 "매력적인 영국 발음", "존예", "뚜렷한 이목구비" 등과 같은 이미지 소모를 조장하는 문구들로 가득 차 있다.

그것도 여성의 인권과 평등에 대한 발언이 담긴 영상에서 말이다.

독자 혹은 시청자들은 가장 첫 자극인 '제목'의 영향으로 인해 글이나 영상에서 비치는 내용보다는 '제목'에서 유도한 대로 포커싱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영상이나 글은 본연의 가치를 상실하고, 변질될 뿐이다.

해당 영상을 게재하는 운영자들이 무엇을 의도하는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행태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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