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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미르 Jan 09. 2017

안녕, 애틋한 나의 옛사랑아

<11번째 커버곡>

Nervous - Gavin James


Gavin James - Nervous


우리는 언제나 사랑하는 것들을 잃어간다.

그것이 옛 연인일 수도, 미쳐 펼쳐보지 못한 꿈일 수도, 먼저 떠나보낸 누군가일 수도, 너무나 아끼던 무엇 인가일 수도 있다.

우리의 삶은 무한하지 않은 만큼 우리가 만들어간 인연들도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 인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우리의 삶은 사랑하는 것들을 하나씩 떠나보내기 위함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떠나보낸 우리의 옛사랑들은 바쁘고 고된 일상 속에서 조금씩 잊혀간다.

우리가 진심을 다해 사랑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은 채로 기억 저편으로 멀어진다.


소중했던 기억들을 잊고 살다 보면, 너무나도 우연하게 사랑했던 것들을 다시 마주하는 순간이 온다.

물론, 더 이상 그때와 같은 감정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넘치도록 사랑했던 만큼 다른 감정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오랜만에 마주한 반가움, 그동안 잊고 살았던 것에 대한 미안함, 옛 추억과 함께 떠오르는 애틋함 등.

예전에는 사랑이라는 확실한 하나의 감정이 느껴졌다면, 새롭게 마주한 이 순간은 너무나도 복잡 미묘한 감정일 것이다.

그 순간의 감정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까.



우리의 마음속 약한 부분을 건드리는 듯 한 감성적인 목소리를 가진 이 곡의 주인공 개빈 제임스(Gavin James)는 8살 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한 일명 천재이다.

아일랜드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인 그는*EP앨범과 함께 2012년에 데뷔하여 고향인 아일랜드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당시의 유명세에 힘입어 '*Song of the Year from Meteor Choice Music Prize'를 수상하고, *캐피톨 레코드(Capitol Records)와의 계약에도 성공한다.

2014년 캐피톨 레코드 소속으로 기타만을 가지고 공연한 *라이브 앨범 [Live at Whelans]을 발매하기도 한다.


*EP : '싱글판'이라고 불리는 한 면에 한곡만이 녹음 가능한 레코드, 싱글 음반과 정규 음반의 중간에 위치하는 음반을 가리킨다.

*Song of the Year from Meteor Choice Music Prize : 아일랜드에서 주최되는 'Choice Music Prize' 시상식에서 주어지는 올해의 음악상

*캐피톨 레코드(Capitol Records)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음반회사

*라이브 앨범 : 콘서트 현장 등에서 레코딩된 실황 녹음판



이 곡은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중독성 있는 훅을 가지고 있다.

반가성으로 시작해 가성으로 마무리되는 높은 멜로디의 'Ooh~' 사운드는 고요한 밤 반짝이는 작은 별들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Ooh~'라는 단 하나의 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잊고 있던 많은 추억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반면, 곡 전반의 멜로디를 담당하고 있는 기타의 사운드는 잔잔하게 부는 바람 같다.

약간은 차가운 느낌을 가지고 있지만, 쓸쓸한 분위기에 너무나도 딱 맞는 그런 바람이다.

이런 기타 사운드가 있기에 훅이 더 큰 힘을 가지는 것 아닐까?


원곡의 음원과 위에 나오는 영상의 음악은 사뭇 다르다.

(개인적으로 음원보다 영상을 더 추천한다.)

영상에서는 오롯이 한 대의 기타와 보컬만을 가지고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반면, 음원에서는 드럼과 건반 등 다양한 *세션들이 들어간다. 

인트로에서는 들리지 않던 드럼이 서서히 들리는 곡의 초반부의 형식이 참 인상적이다.

곡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드럼의 비트는 박자를 많이 쪼개서 연주되는데, 기타의 *핑거링으로 연주되는 멜로디가 느리지 않아서 이질적인 느낌을 주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영상에서의 분위기가 더욱 쓸쓸하면서 사연이 있는듯한 느낌을 더 잘 부각한다고 생각한다.


*세션 : 합주를 지칭하는 말

*핑거링 : 기타 연주법 중 하나, 줄을 튕기듯이 연주하는 방법


개빈 제임스의 보컬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진성일 때는 차분하면서 부드러운 이미지라면, 가성을 사용하는 순간 가슴속 무엇인가를 불러일으키는 느낌이 든다.

그의 진성도 충분히 매력 있는 보컬이다.

하지만, 그의 깊은 매력과 곡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것은 그의 가성이다.

특히,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I'll let you go"라는 가사를 부르는 부분이 그 절정을 보여준다.

하이라이트인 만큼 진성으로 호소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마지막 마무리를 가성으로 마치며 진한 감성의 여운을 남긴다.


우리가 너무나도 사랑했던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마주한다면, 뜨겁게 사랑했던 기억들과 떠나보내던 순간 앞이 막막한 심경들까지 우리의 마음을 스쳐 지나가지 않을까.

더 이상 간절하게 그것을 원하진 않지만, 더 이상 미련은 남아있지 않지만, 아름다웠던 추억과 그 당시의 감정만은 다시 우리의 마음속에 생기를 불러일으켜 줄 것이다.

우리의 옛사랑을 만난다면, 조금은 멀리 떨어져서 조용히 눈을 감아보자.

소중한 기억들이 가져다주는 온기를 느낄 수 있게.




P.S.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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