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빌 게이츠 추천도서 <룬샷>을 소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책 <팩트풀니스> 만큼 영향력 있었던 것 같아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굿 아이디어 중 대박을 칠 때까지 살아남은 아이디어는 희귀합니다. 작가는 홀대받는 아이디어였지만 사실은 세상을 바꿀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1) 룬샷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룬샷의 후속작 또는 업데이트 버전을 2) 프랜차이즈라고 명명합니다. 룬샷은 바람 앞의 등불 같아서 세 번에서 열 번까지도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고 합니다.
• 룬샷이란?
예전 암 치료는 화학요법이 유일했다고 합니다. 환자가 죽지 않을 만큼만 화학물질을 종양에 투여해서 암을 죽이는 방법이었죠.
소아과 의사 포크먼은 암세포가 신호를 보내면 숙주에서 영양분을 제공하는데 이를 차단하자는 아이디어를 냅니다. 당시에 생소한 이 생각은 인정받을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포크먼이 발언하면 의사들은 자리를 박차고 화장실을 갔다고 하네요. 위기는 계속되는데요 연구소에서도 포크먼의 실험을 기피하는 소문이 돌고 연구 샘플이 배송 시 동결 상태에 문제가 있어 타 실험실에서는 재현되지 않았던 위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30여 년을 조롱받던 그의 실험은 아바스틴이란 신약으로 개발되었고 제약회사 제넨테크의 가치는 380억 달러가 되었습니다. 종양과 숙주의 신호를 차단한다는 아이디어 역시 항암면역요법, 표적항암치료의 기초가 되어 암 치료 발전에 기여합니다.
드라마틱한 아바스틴 신약개발 과정인데요 현실은 더 각박합니다. 룬샷으로 수십 년 동안 신약을 연구개발에 성공해서 연 5억 달러의 매출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회사의 연 매출이 500억 달러라면 1% 매출 신장을 위해서 프로젝트가 사라질 위기와 조롱을 수십 년간 감당하고 룬샷을 지킬 수 있을까요? 차라리 정치를 하는 편이 승진에도 이직에도 훨씬 도움이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그렇기 때문에 룬샷은 배양하는 것이고 관련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 상전이 (마법의 숫자 150)
물이 얼기 전에는 액체도 있고 고체도 있습니다. 어는점을 지나면 물은 얼음이 됩니다. 이 경계선을 상전이라고 합니다. 조직은 커지고 안정적이 될수록 얼음처럼 변해 룬샷을 퇴짜 놓는다고 합니다.
가령 룬샷을 개발하는 개발자나 과학자를 예술가라고 칭하면 조직을 운영하는 군인, 회사원 등을 프랜차이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조직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분리되어 운영해야 하는데 (상분리) 마치 물과 얼음 같습니다.
두 조직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상전이 숫자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이 상전이 숫자를 매직넘버 M이라 합니다. 매직넘버 M을 도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E : 지분 (연봉 제외 인센티브, 인정, 성장, 포부 등) S : 관리범위. 관리하는 직속 부하의 숫자 F : 프로젝트 적합도 G : 승진에 따른 연봉 상승률 M = (E×S²×F)/G
전형적인 집단에서 M은 150이고 M은 클수록 좋습니다.
• 동적평형 (예술가와 프랜차이즈/제품 전략/모세)
앞서 제가 상분리가 룬샷을 배양하는데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조직을 룬샷과 프랜차이즈로 나눠서 관리해야 한다고요. 책의 또 다른 핵심 단어 동적 평형은 이 두 조직의 전문 커뮤니케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발자라서 더 이해가 잘 되었는데요 개발자가 하는 언어와 현업의 언어는 매우 달라서 소통이 잘 안 되기 부지기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조직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을 통하여 룬샷을 프랜차이즈에 적용해 보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두 조직 중 하등 한 조직은 없으며 모두가 존경받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입니다.
룬샷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제품형 룬샷과 전략형 룬샷입니다. 폴라로이드와 창립자 에드윈 랜드는 빛의 날개인 편광 가공법을 시작으로 편광 필터, 눈부심을 방지하는 편광 선글라스, 3D 안경, 3D영화, 폴라로이드 카메라 등등을 개발했습니다. 또한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서 인공위성에서 디지털 촬영을 성공시키는데 조력합니다. 이로써 미국은 전쟁의 흐름을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폴라로이드의 결론은 알다시피 필름을 고집하다 디지털카메라에 시장을 뺏기고 파산에 이릅니다. 폴라로이드는 대표적인 제품형 룬샷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래도록 살아남는 기업은 위기를 잘 극복하는 전략형 룬샷이 많습니다.
조직에는 맹점이 있을 수밖에 없죠. 따라서 한 사람의 모세 같은 리더가 조직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피드백을 통한 최선의 결정이 필요합니다.
• 임계질량과 빈도 (산불/테러조직)
룬샷의 탄생 과정을 보면 단발성보다는 줄줄이 엮인 룬샷이 많습니다.
거듭제곱의 법칙 (power law) : 빈도는 규모에 반비례하다.
20 에이커의 산불은 10 에이커 산불의 절반 빈도고
40 에이커의 산불은 10 에이커 산불의 10% 빈도로 일어납니다. 거듭제곱의 법칙은 숲에 산불이 나기 직전임을 알려주는 수학적 단서입니다.
친 IS 성향의 러시아 페이스북 계정을 조사했더니 조직은 숲의 산불처럼 자라나고 합쳐지고 갈라지고 붕괴했습니다. 테러나 대규모 시위는 몇 주 전에 조짐이 보인다고 합니다. 애초에 개인 계정을 사찰하기보다는 영향력이 큰 노드를 공격하면 네트워크는 취약해지고 테러 조직이 와해된다고 합니다.
룬샷은 반대가 되겠죠. 인도의 수학, 이슬람의 천문학이 발달해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나오고 천문 관측대가 덴마크 체코에 세워지는 것처럼 룬샷은 서로의 영향을 받습니다. 임계질량이란 룬샷 그룹이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교육과 투자를 의미합니다.
•마치며
룬샷은 약간 난이도가 있는 책이었고 예시도 풍부해서 독자마다 다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균형과 다시 일어나는 자세에 대한 여운이 남습니다. 책을 읽으며 떠올랐던 명언 두 가지로 긴 서평을 마무리할게요 ^^
사람이 이성만을 중시하고 살아간다면 인정도 애정도 없는 삭막한 세상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감성만으로 살아간다면 도덕과 질서가 무너지는 세상이 될 것이니,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통해 삶을 지혜롭게 운영해야 한다.
- 퇴계 이황
늘 완벽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완벽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아니라,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