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무인대출반납기가 들어왔다

사서일기_20250923_입사 348일차

by 천유

가끔 선물처럼 새 기기나 새로운 뭔가가 짜잔~ 하고 들어올 때가 있다.


바로바로 무인대출반납기!

지금 당장 저게 필요한 게 아닌데, 싶어도 기존 것들이 최소 10년은 된 것이니 땡큐 베리 감솨! 하면서 받았다.


무릇 새로운 기기가 들어오면 세팅은 필수인 법! 기기 회사 담당자와 도서관 담당자의 지난한 세팅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도서관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도서관의 모든 것이 그냥 저절로 운영되는 줄 알았다.


어디 도서관 뿐이겠는가? 하다못해 동네 카페를 가도 모든 게 잘 세팅된 상태를 보니 운영 전 가게 사장님의 노력은 알아채기 어렵거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자료실 별로 반납 가능한 도서와 안 되는 도서를 구분하고 대출 기간 설정하고 메인 화면에 보여지는 홍보물, 영수증 출력 형태, 사항 등 세세한 부분까지 세팅하는데 이틀 넘게 걸렸다.(미세한 조정은 그 뒤로도 이어지고 있다.)


새 기계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역시 아이들이었다.


"어, 새 거다!" 하며 제일 먼저 알아보고는 다다다 달려가 요것저것 눌러보더니 곧 능숙하게 사용했다. 같이 온 부모님을 알려주기까지 했다.


반면 일반자료실 이용자들은 기계와 낯가림을 하는지 선뜻 다가가지 않다가 하루이틀이 지나서야 쭈뼛쭈뼛 다가가 이용하기 시작했다.


무인대출반납기 수가 늘었으니 데스크를 찾아오는 이용자도 줄지 않을까 했지만 그건 또 아니었다.


예약 도서나 상호대차 등 꼭 데스크에서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기계보다 데스크를 선호하는 이용자는 절대 기계를 이용하지 않았다. 하하하.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또 하나 느낀 점은 도서관에서 사용하는 물품이 굉장히 비싸다는 거다. 도서 반납기 옆에 놓인 튼튼하게 생긴 북트럭은 100만원이 넘고, 북카트도 100만원에 육박했으며, 문 앞에 세워진 도난 방지기는 1000만원이 넘는다.


도서를 보수할 때 쓰는 테이프(일반 테이프는 누렇고 딱딱하게 변해서 도서용 테이프가 따로 있다)도 한 롤에 1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래서 그런걸까? 지자체는 도서관은 돈은 못 벌고 쓰기만 하는 돈 먹는 하마라고 싫어라 한다.


도서관은 원래 그런 곳임에도, 도서관을 개관할 때는 있는 생색은 다 내면서 그 뒤로는 돈만 쓴다고 구박을 하다뉘.


그래서 도서관은 존재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몸부림친다.(이것도 얘기하면 끝이 없다.아아 눈물 없인 들을 수가 없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만 갈려나가는 것은 뭐 말할 필요도 없다.)


예산은 해마다 깎이고 누수 공사나 이용자의 안전에 시급한 일이 아니면 증액은 인색하다. 적은 돈으로 최상의 효과를 뽑아내느라, 오래된 시설 이곳저곳을 보수하느라, 사서가 프로그램도 하고 행사도 하고 시설도 담당해 여기저기 고치러 다니고 일당백을 한다.


그러니 모처럼 들어온 새삥 무인대출반납기는(관리해야 할 게 하나 더 늘었다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하하하!


많이들 이용하시라~~

작가의 이전글여보세요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