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일기_20250918_입사 343일차
(옛날옛날에~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같이 구연 동화 톤으로 읽어주세요.)
도서관에는요, 신기한 구역이 있어요.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문을 딱 한 발자국 앞에 두고 "여보세요~" 하며 전화를 받는 '여보세요 존'이에요.
'여보세요 존'은 도서관 자료실 문 앞에 도난 방지기가 세워진 곳이에요.
정말 너무 신기해서 열심히 관찰을 해봤거든요?
그런데 규모가 큰 도서관이든 작은 도서관이든 저 '여보세요 존'을 통과해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받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큰 도서관은 좌석에서 문까지 거리가 멀어 종종 걸음이나 거의 뛰어서 나오고요, 작은 도서관은 성큼성큼 걸어나가요.
그런데 열이면 열, 딱 그 자리에서 “여보세요” 하고 전화를 받아요. 한 걸음만 더 나가면 밖인데 말이에요.
참 신기하죠?
딱 한 발자국 차이인데 왜 그걸 못 참는 걸까요? 그 사이 전화가 끊기기라도 하는 걸까요? 아니면 도작 한 발자국이니 안심이 되서 그러는 걸까요?
그런데요, 사돈 남 말할 게 아니에요.
저도 그러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물론 저는 꾹 참고 '여보세요 존'을 지나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받지만요.
처음에는 그 한 발자국을 못 참고 "여보세요" 하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살짝 짜증이 났지만, 지금은 그러려니 해요.
오히려 이제는 과연 저 사람은 '여보세요 존'을 통과할 것인가 말 것인가 혼자서 점을 쳐보기도 해요.
대부분 통과를 못하지만 말이에요.
도서관에는요, 이렇게 우리들만 아는 다양한 존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