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웃 000명의 힘

사서일기_20251223_입사 439일차

by 천유

도서관은 이용자와 함께 성장한다.

이용자가 없으면 도서관의 존재 의미 또한 없다.

도서관에서 고심해 마련한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는 이용자들은 참 고마운 존재다.

거기에 더해 애써서 블로그나 SNS에 올려주면 고마움이 배가된다.

그런데...


입사 초기의 일이다.

사무실로 어떤 이용자가 들어와 팩스를 보내달라고 했다.

"이용자님, 팩스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습니다." 했더니 대뜸 관장님을 찾는다.

"관장님 안 계십니다."라는 말에

"그러면 팀장님은요?" 한다.

와우!! 이건 또 뭐지? 싶었다.


마침 팀장님 등장!

"어머, ** 선생님 오셨어요!"

반갑게 맞이한다.

그랬더니 팀장에게 착 달라붙어 "제가 팩스를 한 장 보내려고 하는데요..." 한다.

"이리 주세요, 제가 보내드릴게요."

팀장님의 한 마디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내쪽을 쓰윽 쳐다보는 이용자.

그 이용자의 정체는, 우리 도서관의 프로그램을 다 참여하고 관련 블로그를 정성스럽게 작성해 주는 나름 VIP란다. 아...


그 뒤로도 불쑥불쑥 찾아와 "관장님"을 찾았다.

그 이용자의 '네가 뭘 알아', '나 관장이랑 친해' 하면서 거들먹거리는 태도에 기분이 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선생님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다양한 특강과 행사가 진행되자 '그분'의 도서관 출입도 더 잦아졌다.

'어디 얼마나 잘 쓰나 보자' 싶어서 찾아봤다.

자세하고 꼼꼼하게 잘 기록해 주었다.

도서관 입장에서는 모든 특강을 이렇게 '기록'해주니 고마울 수밖에...

블로그 이웃이 몇 백 명에 불과해도(그래 나도 안다. 이웃, 구독자, 팔로워 몇 백 명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고마운 건 고마운 거다.


하지만...

아무리 구독자 수가 곧 권력인 세상이라지만, 떠받들어 주고 대접해 주며, 또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 권력처럼 휘두르며 거들먹거리는 것도 영 이상하긴 마찬가지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그런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면서...

도서관은 모셔야 할 시어머니가 도대체 몇인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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