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는 마음이란 어디서 오는가
내 삶에 감사란 존재하는가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얼만전에 들어온 우리 회사 신입 진하를 보고서이다.
진하는 늘 생글생글 잘 웃고
늘 "감사합니다" 가 몸에 배어 있었다
처음에는 그게 신기하기도 했지만 그런 그녀 모습이 싫지는 않았다
그저 그녀가 참 사랑받고 자란 사람인가 보다고 생각했었다
진하와 나는 사적으로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얼마 전 김 과장에게 내 업무의 과중함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 한 후 나의 일 일부를 진하가 가져가게 되었다
그게 신경 쓰여서 진하에게 커피도 사주고 밥도 사주게 되었다
그러던 중 진하의 어머님이 꽤 오래 투병생활 중이시고 아버지도 계시지 않아 그녀가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진하가 대단해 보였고 한편으로 내 한 몸 가누기도 힘들어하며 늘 무기력한 내가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진하와 점심을 같이 먹게 된 날 나는 진하에게 말했다
"진하 씨는 참 긍정적인 사람인 것 같아 그래서 좀 부러워"
진하는 그때 웃으면 말했다
"사실은요 처음에는 무너지지 않으려고 억지로라도 뭐든 좋게 생각하려고 했어요
현실만 생각하면 견디기 힘드니까...
그러다 보니 긍정적이 되었나 봐요 그리고 잘 찾아보면 의외로 감사할 것들도 있더라고요."
그녀의 말을 들어 보니 억지로 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게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애꿎은 스파게티면을 돌돌 말면서 생각했다
아마도 진하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간절하게 찾았겠지 조금이라도 나쁜 생각이 자기를 무너뜨리지 않게 하려고 간절히 웃고 간절히 참았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간절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이 진하에 비하면 더 나을 것이다
적어도 내가 다른 누군가를 챙기고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상황이 더 나은 나의 삶에는 감사라는 말은 저만치 잊혀 있는 단어였다
어쩌면 감사라는 것은 간절하게 찾는 사람에게 발견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만나 지숙에게 진하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지숙은 말했다
"어린 아가씨가 대단하다 그러고 보면 인간의 성숙은 나이와는 별개 인지도 모르겠어 나는 아직도 가끔 내가 가장 불행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거든 "
착각... 맞다 착각이다.
나는 고통의 무게를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고통이란 자신이 느끼는 고통이 가장 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은 서로 다를 수 있고 내가 가장 불행하다는 생각은 착각일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대한민국에 사는 것만으로도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하니까 지구 반대편에 온갖 자연재해와 기아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그것을 매일 잊고 살아간다.
"또또 생각 많은 얼굴이다~!"
골똘히 생각하면 나오는 내 표정을 보고 지숙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그럼 오늘은 억지로라도 감사할 것 찾아볼까?"
"네?"
"어린 아가씨도 해내는데 우리라고 가만있을 수는 없잖아?"
지숙과 나는 서로 감사할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오늘 그녀와 감사할 것을 찾는다고 내일 내가 당장 진하처럼 살 수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내 마음에 빛이 찾아든 느낌이었다
간절히 찾아보리라 내 감정과 나의 생각이 온몸으로 거부한다 해도 말이다
내 삶이 무너지지 않고 견고히 버텨낼 수 있도록...
그리고 생각했다 진하가 우리 회사에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그리고 진숙을 만난 것도 감사하다고... 어쩌면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이 많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잠을 청했다
내일은 또 다른 감사의 보물을 꼭 찾아내야지 하면서 말이다.
@art_hey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