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여전하지만, 현실은 자꾸 주춤거리게 만든다. 하루하루가 버거운 이 시기, 그는 ‘글로는 먹고살 수 없다’는 말에 잠시 흔들리기도 하고, 더 이상 조언을 구할 부라퀴 할아버지도 곁에 없다. 그런데도 그는 비상을 멈추지 않는다. 어딘가에 닿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재석이를 다시 펜을 잡게 하고, 아침을 기다리게 한다.
《까칠한 재석이》의 마지막 이야기는 거창한 성공담도, 기적 같은 반전도 없다. 그저 삶을 살아내는 한 사람의 고집과 눈물, 그리고 누군가의 믿음이 함께 만든 이야기다.
이 책을 덮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오래 시렸다. '비상'이라는 단어가 꼭 날아오르는 것만은 아님을, 가만히 견디는 하루가 어쩌면 더 대단한 비상일 수 있음을 재석이가 가르쳐주었다.
세상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 아이들, 혼자만 뒤처진 것 같아 자꾸만 고개를 숙이게 되는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재석이는 ‘그래도 괜찮다’는 말 대신 ‘나도 그랬어’라고, 조용히 다가와 주는 친구 같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라니 아쉽다. 하지만 어쩌면, 그 아쉬움 속에서 나도 다시 나만의 날갯짓을 시작해 봐야겠다고, 이야기는 그렇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