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얼굴이 붉어지고 땅속에라도 숨고 싶었던 순간이 있다. 실수로 넘어졌던 일, 친구들 앞에서 틀린 답을 말했던 기억, 그리고 뜻하지 않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던 순간까지. 『똥 싼 스타』는 그중에서도 가장 부끄럽고 난감한 사건을 중심에 두지만, 이야기의 끝은 놀라울 만큼 따뜻하고 유쾌하다.
주인공 진구는 학교 공사로 낯선 북봉초등학교에서 지내게 되면서, 늘 형들에게 눌리고 운동장에서조차 마음껏 뛰지 못한다. 속으로는 답답해하면서도, 정작 자기 목소리를 낼 용기는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배탈이 난 진구는 교실에서 그만 큰 실수를 저지른다. 아이들에게 놀림거리가 될 게 뻔한 순간, 진구는 좌절 대신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 바로 다시 일어서는 힘, 회복탄력성이다.
더 놀라운 변화는 진구의 마음속에서 일어난다. 예전에 같은 실수로 친구를 놀렸던 일을 떠올리며, 진구는 부끄러움 속에서 반성을 배우고 늦었지만 사과할 용기를 낸다. 그렇게 그는 조금 더 깊고 넓어진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법, 즉 공감을 배워 간다.
그리고 진구는 이제 더 이상 움츠러들지 않는다. 형들에게 빼앗긴 운동장을 되찾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나서는 순간, 그는 비로소 자기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용기를 보여 준다. 실수는 오히려 진구를 성장하게 만든 씨앗이었던 것이다.
이 책은 읽는 내내 웃음을 자아낸다. 교실에 번지는 난감한 냄새 묘사, 친구들의 반응, 진구의 당황스러운 모습은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친근하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웃음 속에 담긴 메시지가 마음을 오래 울린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를 감싸 줄 수 있으며, 부당한 상황에서 당당히 설 수 있는 힘이야말로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힘임을 알게 된다.
『똥 싼 스타』는 아이들에게 전한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그 실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훨씬 더 따뜻하고 단단해질 수 있다고. 부끄러운 순간조차도 지나고 나면 솜사탕처럼 간질거리며 달콤한 추억으로 남는다고.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웃고, 공감하고, 스스로를 조금 더 믿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독자에게는 확신이 남는다. 우리 아이들 모두가, 실수를 딛고 별처럼 빛나는 존재로 자라날 수 있다는 믿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