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내려놓는 연습

스토아철학으로 돌아본 자기사랑의 여정

by 천구

내가 나를 구한 이야기

#3.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내려놓는 연습


사랑하면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된다고 했던가?

조금 늦은 첫사랑은 내 안에 숨겨진 많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처음 용기 내어 고백했던 날,

떨떠름한 그의 반응에 머리가 멍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고백 장면을 수백 번 되돌려보며 후회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이렇게 고백했다면 받아줬을까..?'


나는 할 수만 있다면 그의 마음에 들어가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최면을 걸고 싶었다.


나의 모든 행동과 환경을 통제하려 했던 것처럼,

남의 마음까지도 내 뜻대로 움직이게 하고 싶었다.


그럴수록 나는 불안했다.

작은 말 한마디, 미묘한 표정 하나에도 마음이 내려앉았다

상대의 마음이 달라지면 어쩌나,

내가 버려지면 어쩌나,

불안은 점점 날 좀먹어갔다


밤마다 연락을 기다리다 울다 지쳐 잠들었고,

깨어나자마자 핸드폰을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어떻게 하면 그가 날 사랑하게 될지 하루 종일 고민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마음에 들어가 보지 못한 나는 답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해결할 수 없는 고민 속을 떠돌던 어느 날,

스토아철학을 읽게 되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이다.


나는 책에 손을 올린 채 한참 동안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 깨달았다.


그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그의 몫이고,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것은 나의 몫이었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괴로운 이유는,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몫이 아닌 것을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의 마음은 통제할 수 없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내 마음뿐이라면

나는 괴롭지 않기 위해,

그를 사랑하지 말아야 할까?


아니, 그건 어찌할 수 없었다.


좋아하는 마음도

내 통제 영역을 벗어난 것만 같았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그가 나를 사랑하길' 바라며 옆에 있는 게 아니라,

'내가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옆에 있어야겠다고


'그가 날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그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으로 바뀌었다.


생각을 바꾸고 나니

일상이 조금 가벼워졌다.


세상은 늘 불확실하고,

남들은 항상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내가 어떻게 사랑할지는,

내가 오롯이 결정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만 붙잡기로 했다.


그리고 그게,

나만의 사랑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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