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아철학으로 돌아본 자기사랑의 여정
사랑하면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된다고 했던가?
조금 늦은 첫사랑은 내 안에 숨겨진 많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처음 용기 내어 고백했던 날,
떨떠름한 그의 반응에 머리가 멍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고백 장면을 수백 번 되돌려보며 후회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이렇게 고백했다면 받아줬을까..?'
나는 할 수만 있다면 그의 마음에 들어가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최면을 걸고 싶었다.
나의 모든 행동과 환경을 통제하려 했던 것처럼,
남의 마음까지도 내 뜻대로 움직이게 하고 싶었다.
그럴수록 나는 불안했다.
작은 말 한마디, 미묘한 표정 하나에도 마음이 내려앉았다
상대의 마음이 달라지면 어쩌나,
내가 버려지면 어쩌나,
불안은 점점 날 좀먹어갔다
밤마다 연락을 기다리다 울다 지쳐 잠들었고,
깨어나자마자 핸드폰을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어떻게 하면 그가 날 사랑하게 될지 하루 종일 고민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마음에 들어가 보지 못한 나는 답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해결할 수 없는 고민 속을 떠돌던 어느 날,
스토아철학을 읽게 되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이다.
나는 책에 손을 올린 채 한참 동안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 깨달았다.
그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그의 몫이고,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것은 나의 몫이었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괴로운 이유는,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몫이 아닌 것을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의 마음은 통제할 수 없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내 마음뿐이라면
나는 괴롭지 않기 위해,
그를 사랑하지 말아야 할까?
아니, 그건 어찌할 수 없었다.
좋아하는 마음도
내 통제 영역을 벗어난 것만 같았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그가 나를 사랑하길' 바라며 옆에 있는 게 아니라,
'내가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옆에 있어야겠다고
'그가 날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그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으로 바뀌었다.
생각을 바꾸고 나니
일상이 조금 가벼워졌다.
세상은 늘 불확실하고,
남들은 항상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내가 어떻게 사랑할지는,
내가 오롯이 결정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만 붙잡기로 했다.
그리고 그게,
나만의 사랑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