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사립초 교사의 뼈때리는 조언
그저 건강하고 즐겁게만 자라도 충분하련만..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되려면 참 조건이 많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책은 기본으로 좋아해야 하고, 친구들과도 원만하게 잘 사귀며 인사성도 밝아야 하고, 1인 1악기쯤은 즐기며 다룰 줄 알아야 하고, 수학 연산도 막힘없이 술술 풀어내야 하니 말이다.
아이를 키우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아이를 키워본 부모와 교사의 경험을 들어보는 것’이다. 물론 세상에 똑같은 아이는 단 한 명도 없다. 그렇지만 아이를 키우거나 가르쳐본 사람들은 이것이 꼭 필요하다고 체감하며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들이 있다.
<유초등>
‘만약 우리 아이가 다시 초등으로(학창시절) 돌아온다면?’ 이라는 질문에 많은 선배 부모들과 교사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답한다. 세월이 흘러도 굵은 줄기는 한결같았다.
#독서
#글쓰기
#운동
#악기
#가족여행 및 캠핑
#수학 기본기 쌓기,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
#영어 노출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은 추후 다시 소개하기로 한다.)
6살 때부터 배웠던 피아노는 아직도 내 인생을 다채롭게 변주하며 연주해주고 있고, 주말이나 방학마다 산으로, 바다로, 농가로 떠났던 가족 여행은 평생의 추억이 되었다. 책을 보며 좋은 문장을 수집하던 습관은 메모광으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이 시기 ‘하우 투 런(Learning how to learn)', 배우는 방법을 배우기만 한다면, 호기심을 잃지 않고 세상으로의 첫발을 사뿐사뿐 내딛게 될 것이다.
‘아, 세상엔 참 재미난 일이 많구나!’
'태어나길 참 잘했어’
'앞으로도 잘해보고 싶은 게 많아’
아이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발을 내딛었다면, 그것으로 대성공이다.
수년간 준비해온 <미래교육 바이블(가제)_내 아이를 위한 ONLY 1 커리큘럼> 책 집필을 마쳤다. 밝고 씩씩하게 커 나가는 아이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볼 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책을 읽는 교사도, 부모도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진심을 담았다.
세상이 또 어떻게 달라지더라도, 교육부 방침이 바뀌더라도, 흔들림없이 우리들의 계획을 실행할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을 위한 ONLY 1 커리큘럼을 자신있게 제안한다. 그것도 3중 구조로 탄탄하게. 미래지향형 삶을 만들면서도 기본(학과공부)에도 충실한 자기주도적 아이로 키우는 법.
수년간 교육에 대한 고민했다. 마치 희망의 파랑새를 찾아나선 동화 속 치르치르와 미치르처럼. 매일같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출퇴근길에도 쉬지 않고 교육분야 뿐 아니라 공학, 예술, 소셜벤처 등 책을 닥치는대로 읽고, 수백권의 책, 논문을 뒤져가며 인사이트를 얻었다. 학교 뿐 아니라 공교육/사교육, 소셜벤처, 사단법인, 에듀테크, 대학원, 방송, 강연 등을 통해 다방면의 사람들을 만나며 대한민국에서 교육 생태계와 관련된 거의 모든 사람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거나, 그들의 생각을 알고 배우게 되었다.
교사로서도, 교육 작가로서 하나의 해답을 제시할 미래학교가 어딘가에 존재할 거라 믿으며 파랑새를 찾듯 헤매며 수년간 매일같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러나 파랑새란 결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가정과 학교에 있다는 것 또한 다시금 깨닫는중이다.
교사이면서 강연, 음악, 출판, 방송, 에듀테크, 직업교육, 공연, 기획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해본 독특한 이력 또한 모두 녹였다. 학습의 시공간이 확장되면서 배움의 공간은 반드시 학교로만 한정되지 않을 것이다.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 다양한 배움터가 미래교육의 현장이 될 것이다. 전통적인 학교 교육에서의 교육 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학습 경험을 인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이 책에서는 비단 ‘입시’에 한정된 것이 아닌, 좀 더 포괄적 의미로 인생에서 필요한 많은 것들을 담고자 노력했다. 대신, 선택과 집중을 통해 10대에 꼭 이루어야 할 과업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인생 질문들에 답하는 과정까지 담아보았다. 핵심교육과정의 기본도 놓치지 않으면서 미래지향적
자신만의 맞춤 커리큘럼, 눈이 번쩍 뜨이지 않는가.
-에듀테크 관계자들의 진취성은 담되, 현실감을 더해 부모와 교육자들에게 더욱 와닿을 수 있게 한 스푼
-작지만 보람된 일상을 보내는 교사들의 노고가 가장 큰 교육임을 치하하며 두 스푼
-미래교육과 미래학교의 상을 보여주고 함께 만들어가자고 대국민(?)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세 스푼
-온라인 / 블렌디드 수업으로 지쳐있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위한 '선택과 집중' 초중고 구체적인 활동, 노하우와 시간표제안까지,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고농축 꿀팁을 공유하는 네 스푼
그렇게 4마리 토끼 전략.
그동안은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 왔다면,
이번엔 철저하게, 독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에 성실히 귀 기울여 14년간의 노하우를 총집합하였다.
책을 쓰면서 그동안의 그 모든 경험들이 녹아들어가고 있음에 묘한 희열과 벅찬 감동을 느꼈다.
코로나로 인해 교육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학력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들 말한다. 물론 이전부터 벌어져있던 간극이 교육공백이 생긴 지금에 와 더욱 극대화된 것이겠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이 격차는 ‘성취 격차’보다 ‘동기의 격차’라 표현이 더 적합할 것이다. 내적 동기가 키워져야만 지치지 않고 평생학습이라는 긴 레이스를 끌어갈 수 있다.
나는 여러 해 동안 아이들이 *최적 지점(sweet spot)을 갖고 있을 때 달라지는 모습을 숱하게 목격했다.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를 통해 진정한 미래교육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사례 1.
4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다른 여자아이들과 달리
축구를 좋아하는 세희는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에 공기놀이나 쎄쎄쎄를 하며 노는 다른 여자아이들과 놀이 문화가 달라 어울리기 어려워했다. 3학년 때도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었다며 의기소침해하는 아이 일기장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남녀 나눌 것 없이 스포츠를 즐길 줄 아는 건 큰 장점임을 아이들 앞에서 칭찬해주고, 수시로 남녀 반피구, 학급놀이 등을 통해 함께 어울려 놀며 자연스럽게 유연성과 민첩함을 맘껏 뽐낼 수 있게 했다. 이후 체육 시간을 이끄는 장이 되어 리더쉽을 발휘하는가하면, 학업성취도 높아졌고, 눈에 띌만큼 자신감을 얻어 2학기에는 학급 반장이 되기도 했다.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나의 생일과 스승의 날이면 편지와 선물을 보내온다.
사례 2.
2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동한이라는 남자아이는 1학년 때부터 학교 생활에 적응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논리수학적 지능이 뛰어나 수학문제를 풀거나, 퍼즐 맞추기 등에선 따라갈 사람이 없었고, 책도 많이 읽어 학습 의욕도 높았다. 그럼에도 친구들과의 관계가 원만치 않아 날이 서 있는 시간이 많은 아이였다. 퀴즈나 수학문제를 풀 때 지적 호기심이 많은 동한이가 맞추거나 중요한 단서를 짚어내면 크게 칭찬해주고 능력을 인정하며 격려해주었다. 아이의 강점을 키워주면서도 친구들의 인정을 통해 관계도 원만해질 것을 기대했다.
퇴근 후에도 아이를 담당하셨던 소아정신과 전문의, 어머님과 수시로 통화하며 노력한 끝에 학교 생활에서 친구들과의 사이도 원만해지기 시작했다. 다음 학년에 올라가서도 항상 복도에서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선생님 덕분에 학교생활이 너무나 즐거워졌다며 학교로 감사 편지를 보내올 때마다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최적 지점 (스위트 스팟, sweet spot) : 스포츠 용어로, 야구 방망이, 테니스 배트, 탁구 라켓 등으로 공을 칠 때 힘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멀리 빠르게 날아가게 하는 지점을 뜻한다. 최근에는 가장 좋은 명당 위치, 최고의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처 등 최적의 상태를 나타내는 뜻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쓰인다.
사례 3.
음악 교과전담교사를 맡은 올해에는 한 반에 많게는 32명, 다른 학년 12학급 이상의 다른 아이들을 만났다. 온라인 수업 중 랜선 콘서트를 열어 한 수업당 2-3명씩 꾸준히 노래, 악기, 춤 등 다양한 재능과 열정을 펼칠 기회를 주었다. 그 결과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바이올린 전공 학생이 클래식 곡을 소개해주고, 집에서 수업을 같이 들으시던 할머님과 함께 ‘찐이야’ 트롯곡에 맞춰 반 아이들 앞에서 함께 춤추는가하면 비트박스하는 법, 만화영화 주제가로 부른 판소리 소개, 휘파람 잘 부는 법, 오카리나 배움과정 공유 등 학습자가 또다른 학습자들에게 가르쳐주는 일도 수업 중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언젠가 나는 아이들 앞에서 ‘모차르트 작은별 변주곡’과 ‘별님 친구’ 동요를 연주해주었고, 장, 단조 곡의 느낌을 빛과 어둠 같은 문학적 표현에 빗대어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그랬더니 10-11살이 될 때까지 한 번도 피아노에 관심을 가진 적조차 없었다는 남자 아이들도 하나둘 피아노 배우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격려하고 자극도 받으면서 배움에 대한 열정을 키워가고 있다. 흔히 미래교육 책에서 말하는 교사-학생 일방적 관계가 아닌, 경계가 허물어지며 서로에게 배우는 광경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놀라운 점은 교사로 무려 400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을 만나지만, 한 명씩 선명히 기억에 남는다는 점이다. 온라인 수업과 가정 학습 환경이라는 기회를 포착하여 적극 활용하였던 결과다.
이는 미래교육 역시 학습방식의 변화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학습자에 대한 이해와 관계 형성이 먼저라는 걸 가르쳐주었다. 만약 효율적 개별 수업을 위한 수준별 분반 수업과 비교해보자면, 그 어떤 레벨 테스트보다 학습자에 대한 이해와 관계 형성을 대체할 그 이상의 완벽한 것은 없다고 말하고 싶다.
또한 우리의 생각보다 재능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모든 것이 재능이 될 수 있다. 발차기를 잘하는 것도, 개다리춤을 잘추는 것도, 친구와의 다툼을 원만하게 잘 해결하는 기술도 모두 재능의 범주에 속한다.
먼저 무언가를 경험한 아이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나누는 것 또한 좋은 배움의 방식이면서 재능으로 키워나갈 수도 있다. 먼저 논어 책을 읽었던 아이가 다른 친구들에게 감회를 이야기하는 것도, 음악 줄넘기를 배워본 아이가 갓 배우기 시작한 친구들에게 가르쳐주는 것도, 먼저 여행해본 장소에서의 경험을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공유하는 경험 역시 어떤 미래와 연결될런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렇게 재능과 노하우를 나누는 방식은 학교에서도 이미 적용 혹은 실행 중이다.
#공기놀이 5단 잘하는 법
#맛있는 떡볶이 레시피
#반려동물 새의 종류
#친구들의 고민 상담소
#빨간머리 앤 명언
#좋아하는 그림책
#자신이 직접 창작한 음악이나 그림책 소개
물론 현재의 학교에서도 주제 발표 형식으로 이미 활발히 하고 있는 방식이다. PPT나 사진 등의 방식으로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 역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된 블렌디드 형식의 배움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영상, 웹툰을 만들어 학급 누리집에 올리면 그 자체로 이미 재능과 지식을 나누는 훌륭하고 안정적인 온라인 기반의 플랫폼이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습자의 삶 속 고민이나 관심사 등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나누게 된다.
실제 운영되는 디지털 플랫폼(에듀테크)과 비교해보아도 손색이 없다. 재능과 지식을 나누는 온라인 기반 플랫폼인 ‘탈잉’의 창업자 김윤환 대표에 따르면, ‘삼국지’ 덕후중에서도 ‘상급’ 덕후가 입문자를 대상으로 지식을 가르칠 수 있으며, 가정 주부의 정리 노하우, 주식 투자, 캘리그라피, 발성법, 손글씨, 스타크래프트, 발차기 수업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고 한다.
우물물을 길어내기 위해 펌프질을 할 때 배관 속에 물이 없으면 펌프가 회전을 시작해도 양수가 되지 않는다. 이 때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해 위에서 붓는 물을 ‘마중물’ 이라 한다. 미래교육에서는 개별화 지도가 바로 그것이다. 개인의 강점, 흥미, 관심사, 욕구, 잠재력, 열정 등을 찾고 키워나갈 수 있는 교육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아이들 안의 내적동기가 채워져야만 당장 의미없어 보이는 수만번의 펌프질을 지치지 않고 힘차게 해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교수 기법이나 스킬이 아니라, 교육철학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한 바가지 정도의 아주 적은 양이더라도, 땅 위로 끌어올릴 있는 물의 양은 무한정이다. 이는 아이들의 가늠할 수조차 없는 무한한 잠재력을 펼치는 과정에 빗대어 표현할 수 있겠다.
예고-
ONLY 1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5가지 원칙
원칙 1. 아이도, 부모도 행복해지려면 ‘자녀는 내게 잠시 맡겨진 선물’임을 기억하고 주도권을 넘겨주자.
원칙 2. 아이와의 관계가 좋아지면, 언제든 회복과 반등의 힘이 있다.
원칙 3. 아이의 취향, 그 시작에는 누군가의 사랑과 정성이 묻어난다는 것을 기억하자.
원칙 4. 초중고 교육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가치를 꼽으라면, 자존감과 근성이다.
원칙 5. 에너지 총량의 법칙, 우리 가족에 가장 중요한 것을 사수하라!
To be continued..
이전글
백다은
초등교사, 작가, MC, 강연가, EBS 공채강사
-재능방송 우리아이 잡job생각 MC
-<내 꿈은 달라>, <백다은의 교육상상>, <우리들이 꿈꾸는 세상은 달라요>, <꿈씨앗 파노라마>, <열혈엄마 똑똑한 육아법>, <두근두근 N잡 대모험>,<미래교육 바이블(출간예정)>, <상상 한 스푼, 빛나는 삶 조제법(출간예정)>, <AI 수학연구소(출간예정)>
-KBS 명견만리, EBS 다큐프라임 글로벌 인재전쟁, EBS 생방송 부모, YTN 수다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