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 Your Inner Child Alive!
“우리 초등학교 때 지우개 싸움하던 거 기억나?”
“학교다닐 때 그 분식점 떡볶이가 요새 계속 땡기는 거 있지.”
“아빠 운동회 때 계주 선수였잖아! 이 아빠를 따라갈 자가 없었지!”
사람들이 초등학생 시절의 자신과 만나는 것은, 보통은 추억을 통해서일 것입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사는 매일, 아이였던 자신과 만나게 됩니다. 소풍날 아침엔 웬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공기, 선생님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거나, 꼭 안아주셨을 때의 느낌, 수업시간 내 발표 차례가 되었을 때의 떨림,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선생님이 빨간 주머니에서 선물을 꺼내주셨을 때의 그 설렘, 전근가는 선생님 생각에 일주일간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만큼 서운했던 마음, 시험지가 앞에서 넘어올 때 침을 꼴깍 삼켜야만 했던 긴장감. 아주 사소한 사건들과 감정들까지도 말입니다.
그리고 '모든 아이들은 예술가(천재)로 태어난다.'는 말처럼, 그 시기에 가질 수 있는 흥미로운 모습들을 목격하는 영광도 얻게 됩니다.
“선생님, 눈, 코, 입 자판기 같은 거 있으면 어떨까요? 그런 거 있음, 맨날 눈코입 모아서 몬스터 인형 만들 거에요. 조금 무서우려나? 아니에요, 짱 재미있을 것 같아요.”
-엉뚱하고 재기발랄한 상상
“우리애가 6살 때 공룡에 푹 빠져있었는데요. 놀이터에 있는 돌맹이들을 모아선 공룡알이라고 하는 거에요. 그리고 그 알들을 품어주어야 한다면서 나뭇가지들을 다 모아오더라구요. 순식간에 그 놀이터는 공룡 서식지가 되어버렸지 뭐에요.”
-누구도 말리지 못할 열정과 창의성, 과제 집착력
“제가 생각하는 ‘사랑’은 엄마가 아빠에게 닭고기의 가장 맛있는 부위 골라주시는 거에요.” “사랑이란 어떤 남자애에게 네 셔츠가 예쁘다고 했을 때 그 애가 그 셔츠를 매일 입고 오는 거에요.”
-순수하고 예쁜 동심, 오히려 어른들을 깊은 생각에 잠기게도 만드는 어린이 철학자들.
생애주기 모든 시기가 중요하겠지만, 이렇게 유년시절은 누구에게나 그 시절만이 남길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고 믿습니다.
학교에서 가만히 관찰하다보면, 애들이 어른보다 낫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새로 들어올 1학년 신입생 동생들을 위해 학교 곳곳의 정보를 알려줄 보물지도를 자발적으로 만드는가하면,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자는 포스터를 만들어오는 등 모두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스스로 찾아 해오는 모습이 저를 감동하게 했습니다. 숙제도, 누가 시킨 일도 아닌데 순수함 마음에서 우러나와 한 일이니 말이죠..
'니가 아프면 내 마음도 아파' '난 너에게 고백하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 '하나뿐인 내 사랑을 받아조. 받아주면 고마워' 아직은 서툰 글솜씨와 맞춤법이지만, 한줄 한줄 그 절절한 마음이 그대로 녹아있는 9살의 연애편지를 읽어보고 있노라면, 그 폭풍 감성에 영화 러브레터의 이와이 슈운지 감독도 울고갈 것만 같습니다.
등교하자마자 쪼르르 달려와 밤사이 빠진 이를 보여주겠다고 입을 크게 열어 자기 속까지 훤하게 들여다보여주는 솔직함이 고맙기만 합니다.
100살 할머니가 되어 읽어도 언제나 웃음을 머금게 할 '마법의 편지'와 생각지 못한 깜짝 상장까지 선물해주는 그 넉넉함 마음 덕에 선생님은 세상 그 누구도 부럽지가 않아집니다.
어린이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요. 어린이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이루려고 도전하기도 전에 어른들은 ‘네 아이디어는 실현하기 어려우니 포기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더 발전하려면 어린이들이 계속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아도라 스비탁이라는 한 소녀가 '어른들은 아이들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주제로 TED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아이들이 세상을 구하려고 한 움직임을 소개합니다. 제국주의, 식민지화 세계 전쟁, 죠지 W 부시 등 어른들과 이 아이들의 모습을 대비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하죠.
안네 프랑크는 홀로코스트 이야기로 몇 만명의 심금을 울렸고, 루비 브리지스는 미국의 인종차별의 종결을 도왔으며, 가장 최근에 찰리 심슨은 아이티 기금을 위해 120,000 파운드(우리돈 2억 5천 가량)를 작은 자전거로 모금했습니다. 이러한 예를 증거로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힘주어 이야기합니다.
유치하다는 단어가 제시하는 특성은 어른들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나이를 차별하는 이 단어를 폐지해야 된다고요. 그것이 무책임하고 비논리적인 생각과 섞여져 비난받을만한 행동으로 나타날 때 쓰는 말이기 때문이죠. 더 이상 아이들에게 ‘유치하다’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할 것이고,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들, “그건 하지 마.” “이러면 안 돼.” “유치해.” 이런 모든 말들과 생각들이 어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포부와 원대한 가능성을 가로막는 1차적인 장애물이라고 말합니다.
제한보다 더 나쁜 것은 성인들은
종종 아이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한다는 겁니다.
어른들의 글쓰기 교사로까지 활약하는 그녀가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게 된 과정을 설명했는데, 부모님은 자신과 언니에게 기대감을 가졌으며 너희가 똑똑하니까 훌륭한 직업을 가지라고 압박하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여자 아이들이라고 동화책만 읽어주지 않고, 아리스토텔레스나 초기 세균 전투사들에 대해서도 읽어주신 경험을 공유합니다
그녀는 네 살 때부터 쓰기를 좋아했고, 여섯 살이었을 때는 엄마에게 마이크로 소프트 워드가 장착된 노트북을 선물로 받았으며, 그 후 그녀는 300개가 넘는 단편 소설을 그 작은 랩탑으로 썼고, 책을 편찬하는 데에도 그녀의 부모는 협조적이었다고요.
그러나 많은 출판사들은 어린이와 일하는 것에 비협조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운좋게 액션 퍼블리싱 (Action Publishing)이라는 출판사를 만나 책을 내게 되고 그 시작이 수많은 기회로 이어져 이렇게 테드 강연으로까지 이어졌죠.
그들은 도약하는 것, 나를 믿는 것,
또 내가 해야만 했던 말들을 듣는 것을
택했습니다.
한계를 두지 않고 상상하는 것이 익숙한 아이들은, 어떤 영역에서든 어른들이 그어놓은 한계를 뛰어넘는 훌륭한 것들을 만들어내곤 한다는 주장을 합니다. 한 박물관의 유리 제작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 어른들이 유리에 대해 생각할때는, 색이 화려한 치훌리 (Dale Chihuly, 유명한 유리 디자이너) 디자인이나 어쩌면 이태리제 화병만을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이들은 그 영역을 벗어나서 마음에 상처받은 뱀의 영역과 또 고기에 대한 환상을 지닌 베이컨 소년에게로 가도록 도전장을 보낸다구요. 어른들의 생각과는 달리, 아이들은 ‘유리를 불어 특정한 모양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 것인가’와 같은 한계부터 고민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녀의 말대로 어른들은 이제 아이들을 바라볼 때, 더 이상 가르치려고만 해서도 억압하려고만 해서는 안 되며, 배우려고도 해야 할 것입니다. '함께’ 걸어가는 인격체라고 생각하며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고, 하고 싶어 하는 말에 귀 기울이고, 아이와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도약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회 문제들도 아이들만의 순수함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해결해가는 사례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몇 년간 그 이야기들을 모아왔고, '장래희망 No, 지금희망 Yes!' 글에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희반 아이들과도 어린이 TED를 열어봤는데요. 그녀의 말대로 순수, 용기, 지혜.. '함께’ 걸어가야할 아이들에게서 어른들이 배워야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수한 에너지와 무한한 잠재력으로 세상을 구하고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할 슈퍼 히어로들과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숨쉬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배우게 된 아도라스비탁의 강의였습니다.
Keep Your Inner Child Alive!
▶ 더 자세한 내용은 출간될 책(백다은의 교육상상 Reimagine Education)과
원격연수 티쳐빌 www.teacherville.co.kr 에서 추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해볼 수 있는 활동자료도 함께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