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마켓
2018.11.03 <소소마켓>
다행히 날이 춥지 않았다.
걱정많이했었는데.
날씨를 걱정할게 아니였다.
사람을 만날 자리가 한동안 없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머리로는 술술 나오는데 입으로는 버벅거렸다.
너무 당황스러운 순간.
속으로 너 왜그러는 거야? 수십번 외쳤다.
다른 건 몰라도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 알고있는 내 것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순간만큼은
정말 자신있었는데
말하는 연습의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 순간이었다.
평소보다 더 굳어있는 나를 조금 안정되고
느슨하게 만들어 주신 분이 계셨다.
그 분은 오늘 처음 뵙는 분이었다.
바로
아이와 엄마.
조금은 긴 시간동안 머물면서
아이와 함께 책을 천천히 곱씹으셨다.
그 모습에 알 수 없는 안정감을 느꼈다.
굳어있던 표정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동화책이 아니어도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마음에 닿은 순간이었달까. 뭔가 기분좋았다.
사실 그냥 지나갈수도 있는 순간인데
관심을 갖고 책장을 넘기며 즐기다 가는
모습을 보니 따숩고 든든했다.
그저 감사하고 고마웠다.
그리고
또 다른 한 분.
양띠라서 양을 좋아하신다는 독자님.
주변사람에게 기념으로 책에 싸인 해준적은 있었지만 현장구매하신 독자님의 싸인요청은 처음이었다. 성함을 물어보고 싸인하고 글씨를 쓰는데
그 순간 얼마나 얼떨떨한지. 기분이 좋으면서도 조심스럽고 떨렸다. 내가 감히 이렇게 해도 되는걸까라는 생각도 스쳐지나갔다.
언제나 나는 싸인받는 입장이었는데
싸인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알 것 같았다.
(한 번 해보고 유세는..)
엄청 소중한 순간이구나.
내가 싸인 받을 때는 그저 좋았했었던것 같은데.
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받는 사람 하는 사람 둘 다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강렬히 들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더 단단해지고 싶어졌다.
잘 가고 있는 걸까.
잘 가고 있는게 맞나.
그저 단순히 책을 만들고 싶었는데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만들고나서 판매를 할 수록 두려워졌다.
내가 혹시나 상처를 주면 어떡하지?
내가 하고싶은 걸 하면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거나 상처를 주어선 안되니까.
거르고 걸렀지만 혹시나 라는 생각때문에 고민했다.
하고싶은 것을 하고 싶은 욕구.
언제나 마음의 갈등에서 고민한다.
그리고 무언가 포기하고 용기를 내야 할 수 있었다. 무조건 포기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미지수.
그래도 용기를 내려고 했다.
하나라도 제대로 잡고 있기 위해서.
무언가 포기하지 않아도
다 쥐어질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나라도 제대로 잡기 위해서
묵묵함이 필요했고 핑계가 필요했다.
묵묵함의 나의 몫이고
핑계는 남의 몫이었다.
잘 보고 있다는 말. 잘 읽었다는 말.
공감 되었는 말. 위로가 되었다는 말들.
끌어당긴다. 나를 끄집어 낸다.
지금은 계속 가도 될 것 같아.
그리고 나는 못이기는척 핑계를 댄다.
계속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겨서 기뻐한다.
그렇게 이어 갈 수 있는 핑계가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