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글쓰기
나의 Vip신드롬 방지책
Vip 건축주
앞서 VIP 신드롬이라는 말을 했다. 건축업계에서도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났는데, 설계를 할 때 너무 열심히 잘하고 싶고 욕심나는 대상이나 건축주릉 만날 때 그런 일이 벌어진다.
혹은 건축주가 너무 대단해서 신경을 쓰게 될 때도 벌어진다.
나의 경우에 VIP 신드롬을 극복한 내용은 이렇다.
한 번은 유명한 기자가 온 적이 있다.
기자의 영향력이 컸기에 설계를 잘하면 좋은 말로 추천해줄 것이라 생각을 했고, 설계를 잘못하면 주변에 굉장히 욕을 먹을 것 같았다.
그 기자가 아침마다 라디오 방송을 했는데 처음에는 그 방송을 굉장히 열심히 들었다. 왜냐하면 건축주이자 유명 인플루언서인 그 기자의 영향력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무엇을 생각하는지랑 관심사가 무엇인지 관심을 두고 있다가 만남을 화제를 곁들이고 싶었다. 기자인지라 그는 알고 싶은 것도 질문도 많았다. 설계였지만 취재를 하듯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는데 그때마다 최선을 다헤 인터뷰에 응했다.
하지만 설계를 본격적으로 해야 되는데 아침마다 그의 방송을 듣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걱이 아니였디. 게다가 내가 아무리 관심을 두려고 해도 경제방송이 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를 기자가 아닌 건축주로만 대하기로 시작했다. 방송 듣기도 그만두고 설명을 할 때도 그의 지적 욕구를 만족시켜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나가 어떤 설계를 왜 해야 되는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는 일반적인 건축주로 돌아왔고, 그도 나를 취재원이 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집 설계를 맡긴 건축가로 대하였다.
VIP 신드롬을 겪지 않기 위해서 내가 한 것은 주변에 채널을 끈 것이다.
오직 내가 해야 될 일들만 신경을 쓴 것이다. 내가 그것에 나의 본분이 아닌 주변의 영향력들을 흡수를 하거나 영향을 받으려고 한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 생각했다.
비유하자면 나는 외줄 타기 선수 같은 사람이다.
외줄 타기 선수가 외줄을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는 온 신경을 발과 발에 집중시키고 균형을 잡고 나가는데만 힘을 써야 한다.
하지만 그 밑에 어떤 관중이 있는지 생각하기 시작하면 눈이 흐트러지고 균형을 찾을 수가 없다.
나는 그런 경우 설계를 하다가 다른 부분에다가 신경을 쓸 때 그렇게 흔들리고 균형을 잃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그 건축주가 어떤 사람이든지 간에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라도 내가 해야 될 일을 하고 해야 될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생각을 한다. 좋다는 말에도 나쁘다는 말에도 영향을 받지 않게 노력한다. 밥을 짓는 중에 솥뚜껑을 열지 않듯이, 진행 중에는 평가를 삼가고 계획대로 잘 완성되는데만 집중한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내가 온 신경과 온 마음을 집중하지 않으면 그 일은 쉽게 해결이 되지 않고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된다.
그러면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갑자기 VIP가 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나는 VIP 신드롬을 어떻게 극복했냐에 대한 나의 결론은 어느 선현의 말과 비슷하다.
어려운 일도 천천히 살펴서 하면 못 할 일이 없고, 쉬운 일도 겉 넘지 않고 정성을 다해 살펴야 한다.
모두가 살피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살펴야 하고, 아무도 살피지 않아도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