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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장 Jun 05. 2024

생각을 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

건축가의 글쓰기

생각의 생각 


나는 3년째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개인 트레이너와 운동을 한다.  


내가 운동을 하면서 가장 얻는 것은 , 몸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  


동작과 숨쉬기에 집중하고 있으면 땀이 나면서, 숨도 뱉고 머릿속의 복잡한 감정과 생각도 씻겨나감을 느낀다. 그렇게 트레이너와 운동을 하는 날은, 혼자서 한 시간에서 삼십 분 정도 더 운동을 한다. 유산소를 하고, 폼롤러로 근육의 구석구석을 자극하는 것이 그날의 운동이다. 이렇게 운동을 하니 역시 좋구나 다시 나의 몸에 대한 인식을 깨우고, 혼자 한 두 번은 더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다짐이 꼭 지켜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몸에 대한 생각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요가를 오래 한 사람은 요가의 핵심은 인식을 몸의 구석구석에 보내는 것이라고 한다. 

몸의 자세를 바꾸면서 그쪽의 근육을 자극하고 정지된 자세로 호흡이라는 인식을 보낸다. 생각이 미치지 못한 곳은 정체되고 작동을 하지 않는다. 즉 몸의 지방이 쌓이고 움직임이 둔 한 곳은 인식이 가지 못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가를 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지 않아도 자세를 취하는 동안 옆구리나 허벅지를 자극하며 호흡을 보내면 군살이 붙고 기능이 떨어지던 그 부위가 다시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한다.  


몸에 대한 생각을 갖는 시간은 나의 주변에 대한 생각을 하는 시간으로 확장이 된다.


나는 일주일에 두 번 학생들을 만나러 학교에 간다. 그때마다 건축의 공부와 교육, 소통에 대하여 생각을 한다. 나의 학창 시절과 현재의 위치도 돌아보며 건축가로서의 성장에 대하여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생각 한다.  그 시간이 없었더라면 나는 어떻게 돈을 더 많이 벌어야 되는지, 건축은 왜 이렇게 힘든지 이런 생각에만 매몰되는 시간이 더 많았을 것이다.    


사랑과 미움은 같은 감정이라는 말이 있다. 미움에도 에너지가 많이 들고, 대상을 극렬하게 생각하는 시간과 에너지가 쓰임이 사랑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무엇과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내가 그것을 생각한다는 것이며 나의 일부가 된다는 의미다.


내일은 휴일이지만, 마무리 중인 현장을 가야겠다. 

무슨 이슈가 발생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이슈가 있는지 살피러 가는 것이다. 현장은 나 없이도 현장은 마무리될 것이다 하지만  난 아직도 거기에 시간을 더 가지고 생각해야 될 거리가 있다. 대상과 시간을 통해 대상에 대한 나의 생각이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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