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금주씨의 백일금주
윤금주씨의 백일금주
윤금주 씨의 금주 4일차는?
무/덤/덤/하다.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면, 내가 금주 중이라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할 정도다.
그냥 자연스럽게 한 잔 하다가,
“아, 맞다. 나 금주 중인데.”
그제서야 문득 떠오르면 어쩌지 싶을 정도랄까.
이런 식의 무의식적 자각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꿈속에서 금주를 깨고 후회하는 상황을 경험하기도 한다. 된다.
술을 마시면 가끔 내 미래가 보인다.
예언가가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과음을 하고 나면 나이가 들어 인지 능력이 저하된 내 모습이 스쳐간다.
몸의 반응은 느려지고, 무언가를 하려 했던 것도 까맣게 잊어버려서 같은 자리를 맴돈다.
복잡한 건 생각조차 하기 싫고, 만사가 귀찮다.
보통은 그렇게 피곤함에 잠들지만, 어느 날은 달랐다.
평소에는 만사 귀찮고 졸려서 잠을 자는데, 그날은 에너지가 남았는지 갑자기 사소한 일로 분노하고 길길이 날뛴 적이 있었다.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 '어제 일 기억나?'로 시작하는 목격담을 들으니 내가 치매 할머니가 되면 저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내가 경험한 ‘과도한 음주를 통해 본 미래의 나’의 모습이다.
곱게 늙고 싶어서.
그 시간을 최대한 늦추고 싶어서. 이왕이면 안오게하고싶어서, 조금 더 단정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나이 들고 싶어서.
그래서 윤금주 씨는 오늘도 금주 4일차를 무사히 보내고, 금주일지를 쓰고있다.
문제는 내일이다.
불금, 그리고 이어지는 주말.
이 조합은 언제나 위험하다.
아무 생각 없이 편의점에 들렀다가 맥주 코너 앞에 멈춰 서서 네캔에 만원짜리를 살지 만이천원짜리를 살지 고민하고 있지 않도록, 무의식이 이끄는 발걸음을 차단할 대책이 필요하다.
이럴 땐 계획적인 자제보다도, 무의식적인 루틴을 하나라도 깨뜨릴 작은 장치가 필요하다. 그걸 뭘로 하지?
그래도 오늘 하루는 잘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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