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술: Goose IPA/
- 자몽·솔향이 섞인 강한 홉의 쌉싸름함과 가벼운 바디, 균형 잡힌 몰트 단맛이 어우러진 황금빛 미국식 IPA
“술은 무슨 맛으로 마실까?”
문득 궁금해져 구글에 물어보니, 답은 이랬다.
술은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해 도파민을 늘려 일시적인 행복감을 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불안을 완화하거나 불면증 해소, 친구들과의 친목 같은 이유로도 술을 찾는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술을 취하는 맛으로 마셨다.
긴장을 풀고 이성적 사고를 내려놓게 되는 그 맛.
그래서 아예 안 마시는 것보다, 주량에 맞춰 적당히 마시는 게 더 어려웠다.
또 하나의 맛은 심심함을 달래는 맛이다.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술 한 잔이면 시간은 참 잘도 흘러갔다.
그런데 ‘윤금주’를 선언하고 난 뒤, 비로소 술의 진짜 맛을 알게 되었다.
무알콜 덕분이다. 맥주에는 홉의 쌉싸름함, 곡물의 향, IPA 같은 맥주는 특유의 과일·솔향 같은 풍미가 숨어 있다. 도수와 취기가 빠지면 맥주의 본래 맛이 드러난다. 탄산수와는 분명 다른, 어른의 쌉싸름한 맛이다.
알고 보니 무알콜 소주, 무알콜 와인, 심지어 위스키까지 다 있더라.
위스키를 ‘마시는 향수’라 부르는 것처럼, 술은 본래 향과 빛깔, 입에 감도는 느낌을 즐기는 사치품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나는 술을 취하는 맛이 아니라, 그 자체의 풍미와 순간을 즐기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금주가 내게 가르쳐준 새로운 미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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