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금주씨의 백일금주
오늘의 술: 월계관 사케
담백한 사케를 회랑 먹고싶은 토요일밤
어떤 습관이든 2주 이상 이어가면 몸과 마음이 적응한다고들 한다. 내 경험상으로도 2주쯤 되면 몸이 어느 정도 습관에 적응하고, 3주쯤 되면 눈에 보이는 변화가 시작된다.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건 얼굴이다. 거울 속 얼굴을 보면 예전에는 동그라미처럼만 보였는데, 이제는 직선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게다가 기름기도 확 줄었다. 마치 통닭구이처럼 기름이 쏙 빠져버린 느낌이다. 아주 스키니해진 건 아니지만, 3주 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다르다. 거울을 보며 ‘아니, 누가 내 얼굴에서 기름을 빼갔지?’ 하고 혼잣말을 할 정도다. 피부도 한결 가벼워지고, 모공까지 숨을 쉬는 것 같다. 술 대신 물과 차를 마시니 피부가 나보다 먼저 환하게 웃는 기분이다.
몸도 확실히 가벼워졌다. 덜 무겁고, 바지가 헐렁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배를 두드려보면 “에이, 아직 멀었어”라는 소리가 안쪽에서 울려 퍼진다. 참 아이러니하다. 기분은 엑스스몰인데, 현실은 라지 마이너스쯤?
앞으로는 100일을 채우고 다시 인바디를 재보고, 올해 받아야 하는 건강검진으로 데이터까지 확인할 계획이다. 기분만으로는 속지 말자는 뜻이다. 그래도, 뭐. 지금 이 순간만큼은 확실히 가볍다. 아직 저녁식사를 인해서 그런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