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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장 May 15. 2024

금주를 위한 쉬운 결심

100일 금주일기

금주 94일차에 쓰는 100일 금주일기

-금주를 위한 쉬운 결심


100일 금주를 일주일 정도 남겨두고 소회와 과정을 먼저 써 보기로 한다. 


이유는 100일 금주후에 음주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과정을 정리하다보면 새로운 목표와 방향성을 설정하는데 마음의 준비가 될 것 같다. 어떤 목표는 시작 전에는 ‘일단 해보자,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부담이 적고 과정에 플랜을 어느정도 조정하면서 목표한 바를 이루기 수월하다.  ‘일단 해보고 수정하자’는 방식은 여행을 통해 얻었다. 


내 인생의 첫 가장 긴 여행이었던 대학생때 친구와 둘이 티벳을 향해 떠난 한달 여행이 시작이다. 준비하는 중간에 비자 받는 일부터 시작해서 고산병과 치안에 대한 걱정 등 아주 많은 난관이 생겼었다. 그 중의 하이라이트는 내 발가락에 생긴 종기였다. 발의 종기를 진찰하던 피부과 의사가 ‘이건 조직검사를 해봐야겠다’는 말에 머리가 하얘졌다. ‘조직검사=암’이라고 생각했던 그 시절의 나. 지금 여행을 갈 것이 아니라 큰 병원가서 검사하고 입원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복잡한 시나리오가 머리속을 떠 다녔다. 발가락이라 발을 잘라야하는 거 아니냐는 망상이 뭉게뭉게 떠오르는 그때 친구의 한마디, 


‘여행하다 문제 생기면 비행기 타고 돌아오면 되잖아.’ 


나는 고작 한 달짜리 여행이 인생을 들고 나는 일처럼 크게 느껴졌었는데, 친구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 준비한대로 떠나보고, 일이 생기면 그때가서 생각하면 되지 뭐. 


금주 계획도 비슷하게 시작했다. 금주 백일이라 봤자 고작 세달이다. 일단 시작을 하고 나면 시간은 저절로 쌓인다.  그 과정의 디테일까지 생각하면서 숨 막히고 싶지 않았다. 어떤 계획은 과정과 내용을 선명하게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다. 좋은 계획이면 큰 동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나쁜 습관을 끊어내는 것처럼 고통스러움이 동반되는 계획은 큰 틀만 잘 잡아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통의 해상도를 슬며시 낮춰보고 스르륵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금주일기 목차 

1.금주를 위한 쉬운 결심

2.금전의 남의 음주습관

3.금주를 위한 준비  (구글 달력,  실패예방책)

4.금주의 위기들 

5.금주중의 변화 

6.금주하니 아쉬운 것들 (정신적 여유를 찾기)

7.100일금주를 마무리하며 / 100일 이후의 음주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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