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신문사는 저를 좋아해요.

삽질의 달인을 찾습니다.

by 백수광부

우리 자매들은 개그욕심이 있다. 내게 글쓰기 취미가 생기기 전까지는 주말에 자주 만났다. 술 마시며 하는 재밌는 얘기는 삶의 활력소 자체였다. 각자 바빠지면서, 주말 만남은 차츰 줄었다. 대신 단톡방은 더욱 활발해졌다. 우리의 대화는 ‘경상도 사투리가 난무하는 막무가내 아줌마들의 개그배틀’ 그 자체다.

본 글과 전혀 상관없는 SNL '자매다방' 이미지

2024년 어느 날, 단톡방에 동생 1이 공모전 소식 하나를 띄웠다. 병원 이름으로 4행시 만들기 공모전이었다. 병원에 갔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본 모양인데, 상품이 몇십만 원 상당의 한약과 건강식품 등이었다. 자매들은 4행시 배틀을 시작했다. '이놈아야 저놈아야', '허리아파 다리아파'등 별별 소리가 다 오갔다. 웃고 말려고 했는데, 드립에 쓴 시간이 아까워 공모전 접수링크를 클릭하고 후다닥 접수했다.

공모전 소식은 동생 1, 아이디어는 동생 2, 문장 완성은 백수광부. 3인 1팀 콤비 플레이였다. 우리 팀에게 행운이 찾아왔을까?


어느 날, 휴대폰에 02라는 번호가 떠서 거절했더니 문자가 왔다. 수상 축하 문자이자 상품 수령 안내 문자였다. 접수하면서도 될 것 같은 느낌은 있었다. 환호의 헛웃음이 나왔다.

"허! 허! 허! 대박!"

상품은 소식을 물어온 제비인 동생 1에게 가져가라고 했다. 동생 1은 상품을 수령해 시부모님과 주변 지인에게 나눠주었다고 했다. 참으로 뿌듯했다.

그때 상 받은 문장을 올려본다. 나의 글을 오래 봐 온 독자라면 맞출지도 모르겠다. (퀴즈!)

상 받은 모든 글이 재치와 위트가 넘친다. 나는 최고로 우수한 '최우수상'을 받았다. 대상과 비교해 보니 아쉬운 점이 보였다. '자생한방병원'과 '통증'이란 워딩을 넣었다면 나도 대상을 받았을까? 좀 더 치밀한 센스가 필요했음을 깨달았다.


다음으로 나의 호기심이 향한 곳은 라디오 방송국이었다. 종종 듣던 프로그램 '여성시대'에 감동 사연을 보내고 며칠을 라디오에 귀 기울였다. 소식이 없어 꽤 실망했다. 사연을 보냈다는 사실도 잊을 때쯤 연락이 왔다. 상품을 보내야 하니 주소 확인을 하라는 내용이었다. 부랴부랴 MBC라디오 홈페이지에 가서 '다시듣기'를 찾았다. 나의 사연이 양희은 님의 목소리로 낭독되는데 뭉클했다. 양희은, 김일중 님이 사연에 대한 소감을 나누는데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웠다. 그냥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랄까? 익명으로 접수한 사연이라 아무도 내 사연이 라디오에 소개된 지 알지 못했다.

라디오 사연 소개로 받은 상품, 금수저와 수건 세트

이젠 글 분량을 조금 늘려볼까?

신문사 공모전을 찾아보았다. 각종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신춘문예는 글천재들 영역이기도 하고, 접수에서 당선까지 오랜 인내의 시간을 견뎌야 하는 만큼 나는 나에게 맞는 공모전을 택했다. 경인일보에서 주최하는 손편지 공모전에 글을 써냈다. 편지지에 정갈하게 편지글을 썼다. 결과는 '축하합니다!'였다.

상장도 주고, 상품권도 주고, 수상집도 주었다. (아, 뭐야 뭐야 뭐야! 고맙게^^)

2024년 도전해서 상을 받았기에, 2025년에는 별 기대는 안 했지만 또 상을 받았다. 2024년에는 시어머님께, 2025년에는 친정 엄마께 보냈고 상을 각각 받았다. 두 어머니가 내게 준 인생철학으로 받은 상품권은 현금화하여 각각 드렸다. 아~~ 참 뿌듯한 글쓰기 라이프!

글쓰기 공모전에 도전해서 매번 당선된 건 아니지만, 소소하게 받은 상, 커피쿠폰 등은 글쓰기에서 손을 놓지 않게 한 힘이었을 수도 있다.


삽을 들고 어디로 땅을 더 파볼까 고민하던 어느 날이었다. 내 눈에 번쩍하고 지나간 것이 있었다. 블로그 이웃님 글이었다. 글 내용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되는 법'이었다.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에이~ 기자는 아무나 하나?'

그렇게 생각하고 하룻밤 자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왜 아무나야!'

정치부, 경제부 기자도 아니고 '살生부 기자'는 할 수 있지! 나는 살아있는 생물이니까! '사는 이야기' 코너에 내 글이 안 실릴 이유는 없지!


가끔 나의 이런 뻔뻔함이 일이 되게 한다. 뉴스기사로 가능성이 있는 글을 써서 브런치에 발행했고, 오마이뉴스에도 송고했다. 브런치에 올린 글 라이킷이 30인 걸 보고 소심해졌다. 별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틀 후 오마이 뉴스에서 카톡이 왔다. 기사를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다.

"엥? 설마?"

쿠팡(광고)의 방해공작으로 여러 번 쿠팡으로 끌려간 후에야 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오~~~~~~~~~~~~ 마이 뉴스!"


내 글이 떡하니 뉴스가 되어 화면에 둥둥 떠있었다.


Oh! my God!!

Oh! my News.


신선하고 신기해서 실시간으로 계속 확인했다. 조회수 올라가는 것, 쌍따봉 늘어나는 것, 랭킹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것. 소름은 내 살을 실시간으로 흔들어댔다. 브런치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조회수 경신이 이어졌다. 현재까지 그 글의 조회수는 5만 5천을 넘었다. 우리나라 소도시 인구수와 비슷한 수이다. 이 정도면 백수광부가 글로 출세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나를 더욱 살벌하게 한 건 한 통의 쪽지와 댓글이었다.


안녕하세요.
S*S 생활의 달인 팀입니다.
취재 좀 해보고 싶은데 연락가능하실까요?


'글쓰기 달인'이 되고 싶은 내게 '생활의 달인'에서 연락이 왔다. 기사 하나 올라간 지 몇 시간 지났을 뿐인데, 방송국에서 취재요청이 오다니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우리 자매는 국수 달인도, 찹쌀떡 달인도 아닌데 말이다. 자매포차는 차릴 수 있겠다. ㅎㅎㅎ 우리를 왜 찾는 것일까? 하루 정도 고민하다가 예의 바르게 인터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는 것이었는데, 포장기술을 더 연마했어야 했다. 행복한 상상에 빠져본다.


아이들 방학 돌밥(돌아서면 밥)을 위한 음식 포장기술을 익히느라 허리와 다리통증이 있었지만, 자생한방병원에서 관리받으며, '포장업계 생활의 달인'이 된 '삶의 무게 앞에 당당한 여성', 백수광부님이 라디오 여성시대에 나왔다. 성공한 여성창업인으로 경인일보 1면을 장식했고, 오마이뉴스에서 발 빠르게 그녀의 사는 모습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아우, 또 웃기다. 무슨 글이길래 또 이리 호들갑을 떠는지 궁금하다면, 요기로 -> 이왕이면 1+1, 3:4 어때?


브런치 기사에서 내가 뽑은 글 제목은 '이왕이면 1+1, 3:4 어때?'였고 부제는 '3인 1조 가내수공업'이었다. 동생과 합심하여 3인 가구와 4인 가구 한 달 치 식사를 미리 준비한 이야기였다. 제목은 오마이뉴스 편집부를 거치면서 바뀌었다. 제목을 보는 순간 또 깨달음이 왔다. 그들이 뽑은 제목은 '두 가족이 한 달 먹을 요리, 20만 원에 해결했습니다.'였고, 부제는 '동생의 진두지휘로 밀키트를 완성하다.'였다. 뉴스 기사 제목으로는 후자가 더 매력적이다. 고물가 시대 20만 원으로 두 가족이 어떻게 한 달을 사는지 궁금증이 생긴 독자들은 클릭을 했겠지?


'글바닥 할놈'은 뭐든 골고루 써봐야 하고

'삽질학파'는 몸을 굴려 이론을 정립한다.


첫 기사의 감동은 오래갔다. 한참을 혼자 실실거렸다. 며칠 후 알게 되었다. 오마이뉴스에는 기사별로 등급이 있고, 나의 첫 기사는 '으뜸'레벨을 받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자의적인 해석이지만, 첫 기사로 '으뜸'이면 제법 멋진 플레이였다고 생각한다. 생나무(비채택, 보류)/잉걸/버금/으뜸/오름 레벨 중 2번째니 말이다. 추후 기사에 원고료가 주어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더 감사한 일이었다. 글을 보내고, 채택/비채택, 등급을 경험하고 순위경쟁, 자리싸움까지 느껴보니 글로 하는 게임처럼 느껴졌다. 어떤 날은 대통령과 자리싸움을 하고, 어떤 날은 연예인과 랭킹 경쟁을 하고, 어떤 날은 범죄자에게 밀리기도 하니 말이다. 여하튼 재밌다.

다음 글은 MBC방송국에서 나를 찾은 사연을 이야기할까 한다. 그것도 오마이뉴스 기사와 관련 있는 내용이다. 기대하시라!

지금 막 들어온 따끈따끈한 뉴스인데, 이 글을 쓰는 도중에도 백 작가는 행운의 문자를 받았다. 글쓰는 백수광부, 이 여자 참 다이나믹하지? 글로선물이자 글로용돈이 된 글이 모두 '가족 이야기'인 걸 보면 작가 집안은 글수저이자 금수저 집안이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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