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찾아온 것인지
나를 찾아온 것인지
미루나무 그늘에 앉아
하천의 꽃들을 바라보며
너를 기다린다
공원의 젊은이들 공 차는 소리에
청량한 산들바람 타고
그때로 가본다
청바지에 스니커즈 신고
폴짝폴짝
웃음도 울음도 많아서
말랑말랑
네가 곧 올 시간
나는 어디에 가 있을까?
그때로 가 있을까?
지금 여기에 있을까?
두근두근!
설렘이 반가움 되고
야~ 뭐야~
긴장이 웃음이 되네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와 지금을 오가며
한참을 웃고 떠든다
잊혀진 기억, 묵혀둔 추억
새록새록 돋아나서
얼굴에 젊음이 피어난다
누나가 참 괜찮은 사람이었지
동생은 참 다정한 사람이었지
누나가 참 잘해줬었지
동생은 참 나를 따랐지
우리 그때 좋았잖아
아무 걱정 없었잖아
연애 상담만 해주면 됐었잖아
주식 걱정은 안해도 됐었잖아
함께 웃을 수 있는 추억이 있어 좋다
내가 잊은 젊음을 기억해 줄 누가 있어 좋다
내 얘기에 귀 기울이는 네가 있어 좋다
15년 세월도 어색하지 않은 네가 나는 참 좋다
나 힘듦에 숨어 산 세월이 미안해서
조카들 선물 쥐여 주며 다음을 기약한다
그다음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오늘의 젊음이 그때의 예쁜 추억이 되기를.
Brunch Book
화, 수, 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