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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이 May 09. 2024

그러니 어려운 길로 가세요

허지원

‘현실을 보다 보니 비관적이 된 것이지 나라고 좋아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항변을 하기도 합니다. 그 말은 일부는 사실일 것입니다. 정말 좋아서 한 선택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쉬운 길을 선택했을 수는 있습니다. 비교적 쉽고 편하기에 더욱 매력적인 길입니다. 나의 노력과 삶과 사람들을 냉소하고 비난하고 경멸하는 것은 지금 당장 누구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무엇을 남길까요? 아무것도요. 냉소와 비관은 아무것도, 심지어 주변 사람의 생의 에너지도 남기지 않습니다.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는 극강의 비관주의로 들어선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차피 정해진 결말이라면, 어차피 지거나 혹은 심지어 이기는 것이 정해진 게임이라면, 당신은 그저 어떤 모습으로 이 길을 가는 것이 당신에게 더 어울릴지에 집중하세요.


그러니 어려운 길로 가세요. 그게 더 어울립니다. 누구도 갈 수 없는 길로 가세요. 내가 왜 이런 것들을 감내해야 하는지 원망스러운 선택을 하세요. 행복감의 주요 원천인 ‘몰입’은 내 능력치보다 더 도전적이고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만 경험할 수 있기에, 쉬운 길을 갈 이유는 더욱이 없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으로 슬픔이 가득할 때 대체 내게 어떤 선택권이 있냐 물으시겠지만 분명 우리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삶에 대한, 친절한 태도.


그 어떤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나의 삶을 대하는 태도,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 세상의 비극과 불의의 사건들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내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의 생존자이며 신경정신과 의사였던 빅터 프랭클이 아우슈비츠의 경험에서 꺼내어 올린 통찰의 정수 역시 이것이었습니다.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을 수 있겠지만 단 한 가지, 주어진 상황에서 나의 태도를 선택하고 나만의 방식을 선택하는 자유만은 빼앗을 수 없습니다.”



좋은 책이나, 칼럼을 읽고 나면 0.5 초 정도 마음이 정화 되서 그래, 나도 한번 해보자! 라고 생각한다. 

그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 복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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