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모밀잣밤나무 열매

하시모토 다카코

by 야옹이

햇빛이 내리비치는 나무 하나에 걸터앉아 잠시 쉰다. 발밑에는 메마른 풀고사리와 도톰한 푸른 이끼가 폭신폭신하고 따스하다.
그때 문득 깨달았다. 조금도 외롭지 않다는 사실을. ‘이 정도면 외로움쟁이는 아니지 않나’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있고 싶다. 지금 내 안은 고요로 가득 차 있다.
-하시모토 다카코 <모밀잣밤나무 열매> 1950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