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에세이
살다보면, 삼루에서 태어난 주제에 자신이 흡사 삼루타를 쳐서 거기 있는 것처럼 구는 사람들을 만나기 마련이다. 아무튼 삼루에 누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재수가 없어도 내버려둔다. 심지어 삼루 말고는 어디도 가본 적이 없는 그를 향해 응원을 한다. 그가 홈으로 무사히 들어와 점수를 낼 수 있도록 편의와 우선권을 제공한다. 어찌됐든 그는 삼루에 있으니 말이다.
마침내 기회가 온다. 평생 삼진 아니면 파울만 쳐대던 무명의 노력파 타자가 이루타를 쳐냈다. 아마도 그것은 그의 인생에 허락된 단 한 번의 완벽한 안타일 것이다. 이루타를 쳐낸 무명의 타자는 아깝게 태그아웃당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점수만 만들어 준다면 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