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에 대한 선망

by 야옹이

앨리스의 욕구와 욕망은 기껏해야 형태도 두서도 없는 서사시에 불과했다. 거기서는 이유 없이 일이 벌어졌고, 욕망은 갈등에 이르지 못했고, 갈등은 욕망과 상관없이 생겼으며, 해결은 있었어도 불안한 상처에 일시적으로 반창고를 붙이는 것에 불과했다.


앨리스가 아리아드네의 실 이야기에 매료된 것도 우연은 아닐 터였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크레타에 온 테세우스는 붙잡혀서 사나운 괴물 미노타우로스의 미궁에서 종말을 맞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테세우스가 끌려가기 직전, 피가 뜨거운 아리아드네 공주가 그를 본다. 크레타의 왕 미노스의 딸인 공주는 잘생긴 청년 테세우스를 사랑하게 되어, 그를 잔혹한 운명에서 구해주기로 결심한다. 공주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테세우스에게 실꾸리를 던져주어, 그 남자가 실을 잡고 미궁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한다. 사랑은 감사와 단단히 묶여 있어서, 테세우스는 괴물을 죽이고 미궁에서 탈출하자 공주의 감정에 보답한다. 그 남자는 공주를 데리고 크레타에서 달아난다.


앨리스는 이 이야기에 담긴 상징에 감동했다. 길을 더음어 찾을 수 있는 실에 대한 욕구, 이 실과 사랑의 연결. 연인의 선물이 길을 찾을 수 있게 해주었다.


다만 그녀가 잊어버린 대목 - 그녀는 이 그리스 신화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 이 있었다. 이야기의 끝은 훨씬 잔인하다. 불행한 결말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크레타를 빠져나온 후 테세우스가 아리아드네 공주를 버렸다는 이야기도 있고, 사고로 모두 연인이 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시샘 많은 디오니소스가 공주를 신들의 땅으로 끌고 갔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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