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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이 Dec 11. 2023

겨울비

박준

비는 당신 없이 처음 내리고 손에는 어둠인지 주름인지 모를 너울이 지는 밤입니다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광장으로 마음은 곧잘 나섰지만 약을 먹기 위해 물을 끓이는 일이 오늘을 보내는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한결 나아진 것 같은 귓병에 안도하는 일은 그 다음이었고 끓인 물을 식히려 두어 번 저어나가다 여름의 세찬 빗소리를 떠올려보는 것은 이제 나중의 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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