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걸린 액션 스타

이장욱

by 야옹이

액션 스타는 팔과 다리를 움직였네.

달리는 자동차에서 뛰어내렸지.

벽돌을 깨고 뒤돌려차기를 멋지게


그는 공중에 떳는데 문득

여긴 어디냐,

넌 누구냐.

자막이 올라가는 곳에서

모르는 나라의 말들이 마구 떠오르는 이상한 곳에서


나는 우울증에 걸린 것 같아.

격렬한 카체이싱의 굉음이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와 같아.

자비는 왜 은밀한 살의이며

왜 친구는 항상 최후의 적인가.

허공의 정지 화면 속에서


액션 스타에게 누가 협박을 하고 사라졌다.

액션 스타는 그 사람의 목을 커터칼로 긋지 않았다. 드디어 공중제비를 돌지 않았다.

액션 스타는 멍하니


깨진 벽돌이 되었다.

깜빡이는 형광등이 되었다.

악당들이 늘어서 있는 지하 주차장에서

비장한 음악이 흐르는 계단참에서

최후의 일격도 없이


액션 스타는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낙법으로

고요하게

착지하였다.

나뭇잎 하나가 천장에서 툭,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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