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을 먹으면 그날은 소화가 되질 않고 심하면 체하고 체하면 소화제도 듣질 않고 속이 뒤집히고 속이 뒤집히면 응급실에 가야 하고 응급실에 가면 링거를 맞아야 하는데 몇 시간은 꼼짝없이 침대에 묶여 있어야 하는데 가끔은 짜장면이 너무나 먹고 싶고 먹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날이 있고 그래서 중국집으로 가 짜장면을 시킨다 짜장 말고 간짜장요 그냥 간짜장 말고 곱빼기요 곱빼기는 혼자 먹기엔 부담스럽지만 왠지 모르게 든든하고 오늘만은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고 두 사람이 먹기에 좋을 것 같다 어쩌면 세 사람도 상아색 면발에 춘장을 넣는다 비빌수록 짜장면은 검게 범벅 되지만 검정이 되진 않고 지금 내 안에 있는 허기와 너와 나를 모조리 섞어버린다면 어떨까 흐느적거릴까 절인 양파 맛이 날까 조금 궁금하고 면발이 젓가락에 감기듯 돌돌 감길 수 있을까 생각만으로도 끔찍한가 배척하고 겨누게 될까 역시 짜장면은 막상 먹으면 생각보다 맛이 없고 지나치게 기름지다 둥둥 기름이 져도 아까우니까 먹지 않으면 다 버려져야 하니까 꾸역꾸역 먹게 되고 먹다 보면 자주 목이 막히고 아무리 물을 마셔도 넘어가질 않고 도대체 내가 뭘 먹고 있는 걸까 혼란스럽고 차갑게 불어버린 면발을 입에 넣고 있으면 물에 퉁퉁 불어버린 머리칼을 너무 오래 먹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상상하게 되고 상상하면 건너편에서 검은 것을 물고 있는 사람과 눈을 맞추는 것이 두렵다 함께 웃어야 할까 고개를 숙인다 면발이 잘 감기지 않는다 이 순간에도 머리카락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