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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영

김사이

by 야옹이

젊음이 감투가 아니듯

늙어가는 일이 허물이 아니듯


세상에 태어날지 말지를 선택하지 않았다

네가 안쓰러워 너를 안고 뛰어내린다


너는 성을 선택하여 태어나지 않았다

성이 무엇이냐에 내 자리는 극과 극을 달린다


계약직은 계약직끼리 뭉치지 않는다

계약직 사이에도 서열은 정해진다


일하고 싶은 젊은 너는 갈 곳이 없다

일할 수밖에 없는 늙은 나는 오라는 데가 없다


자연스럽게 젊은 너는 기약 없이 늙어가고

자연스럽게 늙은 나는 처절하게 죽을 것이다


너와 같은 내가 있고

너와 다른 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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