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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이 Jan 26. 2024

게으를 수 있는 권리

The Right to Be Lazy

노동자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또 다른 활동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휴식을 갈망하고 있었다. 그들이 간절히 원한 것은 '게으를 수 있는 권리' 였는데, 이는 훗날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 사회운동가 폴 라파르그가 그 의 대표작인 소논문에 붙인 제목이기도 하다. 이런 역사적 맥락속에서 우리는 시간을 잘 쓰는 것이 무엇이며, 반대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괴상한 개념을 자연스럽게 물려받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미래에 이익이 되는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여가는 한낱 게으름에 지나지 않는다. 휴식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재충전 혹은 자기계발의 시간이라는 전제에서만 허용된다. 또한 아무런 도구적 가치가 없는 휴식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므로 미래를 위한 잠재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휴식을 즐길 수는 없다.


이와 같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여가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면, 적어도 여가의 일부를 오로지 즐거움을 위해 '낭비하며' 보내는 것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암암리에 이도 저도 아닌 미래지향저 자기계발에 시간을 쏟기보다 푹 쉬라는 것이다.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모든 여유시간을 개인저인 성장을 위해 사용해서는 안된다. 이러놘점에서 빈둥거림은 용납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의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시몬 드 보브아르는 이런 말을 남겼다.


노인에게 와인 한 잔을 마시는 행위가 아무런 만족을 줄 수 없다면, 인간의 생산성과 부는 한낱 의미 없는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 생산성과 부는 개인이 되찾을 수 있을때, 생생한 즐거움으로 그것을 만끽할 수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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