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말투가 달라지고, 마음이 바뀌던 날들
내 산책 코스 중 하나는 까치산어린이공원이다.
이름 그대로, 이곳엔 늘 아이들이 많다.
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들려오는 건 아이들의 웃음소리다.
뛰고, 구르고, 소리치며 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내 아이도 아닌데, 어쩌면 저렇게 귀여울 수 있을까 싶다.
나는 대개 놀이터에서 조금 떨어진 벤치에 앉아 조용히 바라본다.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이들 앞에서는 괜히 말과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
내가 하는 말을 듣는 것도 아닌데, 괜히 그렇다.
아이들은 금방 따라 하니까. 어른들의 말투나 표정, 작은 행동 하나까지도 빠르게 흡수한다.
말과 행동은 보통 계산되지 않는다.
상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그래서일까. 아이들 앞에 서면, 나도 모르게 눈높이를 맞추려 하고, 말투는 부드러워지고, 몸짓은 조심스러워진다.
말이라는 건, 행동이라는 건 누군가에게는 자연스러운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사랑하는 연인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친구는 어느 날 내게 물었다.
“오빠는 욕 못하지?”
그 말을 듣고 나는 웃었다.
물론 욕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다.
친구들과 어울릴 땐 욕설은 기본이고, 가끔은 음담패설 섞인 농담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데 그 친구 앞에서는 욕 한마디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았다.
내가 스스로 조심한 것도 아닌데, 어느새 그렇게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말투는 담백했고, 표현은 단정했다.
그 사람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던 것 같다.
그건 계산된 행동이 아니었다.
‘욕을 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한 것도 아닌데,
그저, 좋은 사람이고 싶었다.
그 사람 덕분에 나 자신이 조금 더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졌고,
실제로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때 처음 알게 됐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걸.
그리고 나도, 그 사람 덕분에 조금은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단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