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8. 평생 친구

당신은 당신과 친합니까

by 아보카도

누구랑 친해? 주변에 어떤 사람을 뒀어? 그 사람들이 너보다 나아, 좀 부족해?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가로 세상은 당신을 판단한다. 일리가 있다. 주변의 공기는 당신의 단면이다. 누군가는 당신이 주변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관찰하면서 당신에게 다가갈지 멀어질지 고민한다.

그런데 아주 가끔, 눈에 드러나는 상호작용 없이 그 존재만으로도 주변 공기가 맑아지는 존재가 있다. 그 사람이 지나가면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웃음 짓는 걸 관찰했다. 그런 사람은 엘리베이터만 타도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 김치찌개처럼 주변을 행복하게 만든다.


그 사람이 주변에 좋은 사람을 둬서인가?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두려고 노력해선가? 글쎄다. 그 사람은 아무래도 '자기 자신'과 제일 친한 것 같았다. 혼자 있어도 행복하고, 주변에 누가 없어도 즐겁게 놀 수 있었다. 어디선가 끊임없이 전화가 오고, 상대는 매일 바뀌었다. 누구랑 어디서 만나자고 약속했다가 약속 장소에 상대가 안 나왔다고 해서 실망하는 일도 없었다. '뭐, 사정이 있었나 보지~ 다른 재밌는 거 찾아봐야겠다' 이런 식이다.


우리 집 둘째 얘기다. 사랑받고 자란 아이가 무엇이 남다르냐고 묻는다면, 이 점이 확실히 다르다. '자기 자신과 친하다'. 매일 거울을 보며 흐뭇해한다. 눈이 좀 부었더라도 맘에 들어하고, 머리가 좀 헝클어져도 보기 좋다고 말한다. 심지어 얼굴에 뭐가 좀 나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제 눈에는 제가 '사랑스럽다'.


그런 점에서 평생 친구를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어 보인다. 자신이 자신과 친한지, 스스로를 잘 돌보는지를- '타인과의 관계'보다 먼저 물을 일이다. 나는.. 나랑 친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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