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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살고 싶다

by 문이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살고 싶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웬만한 일은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쌓인 경험들이 얼마나 값진지를 알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中



SE-d8dc66a6-b0bd-4174-a5ed-4e28658f9aa9.jpg?type=w966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백화점에서 우연히 만난 책 한 권.


편안한 소파에 앉아 커피 한 잔과 함께 천천히 넘기기에 딱 어울리는 책이었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 속에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김혜남 작가는 정신분석 의사로,


오랜 시간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러나 43세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지난 22년을 병과 싸우며 살아왔다.


그녀는 말한다.


해야 할 일을 하며 살아왔지만,


너무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말고, 너무 진지하지 말고,


그냥 즐겁게 살아보자고.




완벽한 시간은 오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언젠가’ 완벽한 시간이 오기를 기다린다.


더 준비되었을 때, 더 여유로울 때, 더 나은 조건일 때.


하지만 작가는 말한다.


“빈틈이 있어도 괜찮아. 그 빈틈을 재미로 채우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거야.”


삶에는 빈틈이 있고, 어쩌면 그 빈틈이야말로 우리를 숨 쉬게 한다.


완벽한 순간을 기다리다 놓치는 삶이 아닌,


덜 준비되었더라도 지금을 살아가는 용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그는 말하고 있다.




불편한 몸으로도 아름다움을 찾아 나선 삶


파킨슨병으로 손이 불편한 몸을 가졌지만,


그녀는 물방울 사진을 찍고 전시회를 열고, 스마트폰으로 그림을 그리고,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 속에 뛰어들며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간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음에 감사하고 만족한다”라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가능한 것만 하며 사는 삶’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애쓰는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지금의 나도 좋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이삼십 대 시절의 예민함이나 방황, 열정이 가져다주는 고통을 또다시 경험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 . .

그렇게 세월을 거치며 단단해진 나 자신이 좋고, 세상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를 하게 되고, 웬만한 일들은 수용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갖게 된 지금이 좋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中



누구나 살다가 보면 나이 들어가는 것이 두렵고 서러워질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이 문구를 떠올린다면 위로가 될 듯하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 들어 죽는다. 그러나 좀 더 유쾌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자기를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 그것은 나 이외의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이 세상을 향해 시선을 돌리는 것이라고 한다.

자기 초월 능력을 가지면 죽음을 앞둔 것에서 밀려오는 허무감을 극복하고 내 인생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하는 작은 일에도 타인과 세상을 향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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